“그리스도인은 새로운 의무를 강요하는 사람이 아니라 기쁨을 나누는 사람, 아름다운 전망을 보여 주는 사람, 그리고 풍요로운 잔치에 다른 이들을 초대하는 사람입니다. 교회가 성장하는 것은 개종 강요가 아니라 ‘매력’ 때문입니다.”

교황이 쓴 '복음의 기쁨' 불티…2주 만에 한국어판 2만부 팔려
지난달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번역 출간한 《복음의 기쁨》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하는 메시지다. 이 책은 지난해 11월 세계 가톨릭교회가 ‘신앙의 해’를 폐막하며 발표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권고문으로, 오는 8월로 예정된 교황의 방한을 앞두고 큰 인기를 끌고 있다.

4일 주교회의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나온 이 책은 출고도 되기 전에 초판 5000부의 예약판매가 완료됐다. 이후에도 주문이 쇄도해 발행 2주 만인 2월 말 현재 주문량이 2만부를 기록했다. 성직자와 수도자, 신학연구자 등이 주요 독자인 교황 문헌의 특성상 기존 문헌들의 평균 판매량이 3000~4000부임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인기’라고 주교회의는 설명했다.

이 책에서 교황은 복음 선포의 무대인 현대 세계의 경향과 도전 과제, 복음 선포의 원리와 방법 등에 대해 편안하고 쉬우면서도 날카롭게 지적하고 제안한다. 사제들에게는 “고해소가 고문실이 아니라 주님의 자비를 만나는 장소가 돼야 한다는 것을 일깨우고 싶다”고 지적한다.

교황은 또 “이따금 우리는 주님의 상처들에서 적당한 거리를 두는 그리스도인이 되려는 유혹을 받는다”며 “예수님은 우리가 인간의 고통을 어루만지기를, 다른 이들의 고통받는 몸을 어루만져 주기를 바라신다”고 호소한다.

천주교계 서점인 바오로딸 일산점의 권기옥 수녀는 “천주교 신부들은 물론 개신교와 성공회 성직자들도 많이 찾는다”며 “내용이 구체적인 데다 문체가 편안해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가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224쪽, 8000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