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윤 화백의 2002년작 ‘금강산’.
오승윤 화백의 2002년작 ‘금강산’.
2006년 타계한 오승윤 화백의 유작전이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3월23일까지 열린다.

2008년 회고전(광주시립미술관) 이후 6년 만의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그가 50대 이후 열정을 쏟았던 ‘풍수’ 시리즈 40여점을 비롯해 초기작인 정물화, 누드 등 모두 5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이 중 20여점은 이번에 처음 공개됐다.

근대화단의 거목인 오지호 화백(1905~1982)의 둘째 아들인 그는 홍익대를 졸업한 뒤 전남대 예술대 창설을 주도했다. 평생 전통문화를 되살리는 작업에 투신한 그는 동양문화의 바탕을 이루는 파랑, 빨강, 노랑, 하양, 검정 등 오방색에 현대적 감각을 입힌 작가로 평가된다.

그러나 오방색은 색상이 너무나 강렬해 화가들도 사용을 꺼린다. 오 화백은 오방색에 녹색, 분홍색 등 중간색을 함께 결합해 원색의 사용에서 오는 부담감을 줄였다. ‘산과 마을’ ‘금강산’은 그 대표적인 예다.

오 화백이 오방색과 함께 중시한 것은 풍수사상. 그는 산과 강, 마을, 꽃, 새, 물고기 등을 조화롭게 배열함으로써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이루려했다. 3폭짜리 대작 ‘물과 바람의 역사’에는 그의 그런 생각이 잘 드러나 있다. 오 화백은 이런 작품들을 통해 인간에 의해 파괴된 자연의 본래성을 되찾고 한국의 전통정신 내지 우주적 질서를 복원하고자 했다. (02)720-1020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