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오는 6일 있을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QE) 정책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움직이고 있다.

독일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지난주 연 1.55%를 기록하며 작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지난달 28일 연 1.62%로 마감했다.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날 역대 최저인 연 3.48%까지 내려갔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각국과 독일 국채금리 차이를 나타내는 ‘스프레드’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전반적인 국채금리가 하락 추세라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신흥국의 불안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안전자산 선호도가 커진 것과 더불어 시장이 ECB가 이번주 QE를 발표할 것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휴 워싱턴 바클레이즈 전략가는 “많은 전문가가 아직 ECB가 QE를 발표하기에는 시기가 무르익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미국과 영국이 QE를 발표할 때 시장이 전문가들보다 먼저 움직였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유로존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8%였다. 전문가들 예상치인 0.7%보다 소폭 높았지만 여전히 목표치인 2%에 한참 모자라는 수준이다. QE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이유다. 시장에서는 ECB가 국채와 더불어 은행이 기업에 대출해준 채권을 패키지로 사는 카드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번 통화정책회의에서 2016년까지 기대 인플레이션을 발표할 예정이다. ECB가 장기 저물가 우려를 전하며 이를 불식하기 위해 QE를 내놓는 시나리오도 예상된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