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통합신당 창당을 '깜짝선언' 한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 측은 신당 창당 논의를 본격화 한 지 불과 사흘 만에 전격 합의를 도출해 냈다.

6‧4 지방선거를 약 3개월 남겨두고 양측이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선언함에 따라 대규모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우선 대선공약 불이행 논란을 낳은 기초공천 폐지 선언으로 새누리당과 차별화해 지방선거에 임하게 된다. 장기적으로는 새 정치와 정치혁신 프레임을 공통분모로 한 야권통합을 통해 2017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달성한다는 포석이다.

지난달 27일 김한길 대표와 안 의원이 만나 정당공천 폐지 등을 논의하면서 촉발된 양측 협력관계가 선거연대, 정책연대를 넘어 통합신당 창당 단계까지 단번에 격상된 것이다.

이날 신당 창당을 골자로 한 전격발표에 취재진조차 놀랄 정도로 양측의 창당 논의는 급속도로 진전됐다. 당초 이날 기자회견은 양측이 지방선거 기초공천 폐지 수준의 합의점을 발표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견됐다.

그러나 양측은 기초공천 폐지를 매개로 단 3일 만에 통합신당 창당에 합의할 만큼 발빠르게 움직였다. 당장 6월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빠른 통합 추진을 통해 터닝 포인트를 만들자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지난달 28일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을 결정한 뒤 이를 안 의원에게 전화로 설명하면서 정식 제안했다. 김 대표와 안 의원은 다음날인 1일 두 차례 만나 논의 끝에 2일 오전 0시40분께 제3지대 신당을 통한 통합 추진에 전격 합의했다.

민주당은 2일 오전 긴급 최고위회의를 열어 이를 만장일치로 의결했고, 곧바로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의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다. 안 의원 측 새정치연합도 같은 시간 비공개회의를 통해 신당 창당을 추인했다.

민주당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은 "기초공천을 둘러싸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 초선, 재선, 3선과 모임을 각각 가졌는데 '야권 대통합'에 대한 강력한 요구가 있었다"며 "기초공천 폐지를 계기로 안 의원 측과 새정치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가능하리라 보고 전화로 통합을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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