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펠드먼 MGM 부사장은 지난달 1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아리아리조트에서 가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카지노는 이미 세계인이 즐기는 글로벌 관광 콘텐츠일 뿐"이라며 "할지 안 할지에 대한 고민보다 어떻게 하면 강력하고 유연한 규제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정우 기자 / 사진=한경DB
앨런 펠드먼 MGM 부사장은 지난달 1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아리아리조트에서 가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카지노는 이미 세계인이 즐기는 글로벌 관광 콘텐츠일 뿐"이라며 "할지 안 할지에 대한 고민보다 어떻게 하면 강력하고 유연한 규제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정우 기자 / 사진=한경DB
“카지노 산업의 꽃은 규제입니다. 유연하면서도 강력한 규제가 막대한 관광수입으로 연결돼 국가 경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돼요. 카지노는 ‘하거나 하지 않거나(Yes or No)’의 문제가 아닙니다. 현실에 맞는 최상의 규제, 복합리조트를 유치해 달성하고자 하는 경제정책의 목표 등을 고민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세계적 글로벌 복합리조트 기업인 엠지엠(MGM 리조트 인터내셔널)의 앨런 펠드먼 수석 부사장의 말이다.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오픈 카지노’ 허용을 위해선 올바른 정보 제공과 소통을 통한 정책적 합의가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MGM의 글로벌 비즈니스를 총괄하고 있는 펠드먼 부사장을 만났다. 한국에선 오픈 카지노에 대한 걱정이 많다고 하자 그는 “복합리조트를 잘못 이해해서 그렇다”고 단언했다.

“대부분의 신흥 국가는 사회적 비용에 대한 우려 때문에 복합리조트 하면 카지노를 떠올립니다. 중요한 것은 상호 보완적인 시스템입니다. 좀 더 매력적인 글로벌 콘텐츠를 섞어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의 하나가 카지노예요. 라스베이거스에서 카지노를 즐기는 대부분의 고객은 국제회의를 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모여든 사람들입니다. 그들 가운데 누구도 카지노에 빠져 돌아갈 비행기를 놓치는 사람은 없어요.”

앨런 펠드먼 MGM 부사장 "카지노는 글로벌 관광 콘텐츠, 규제 갖추면 국가경제 큰 도움"
그렇다면 오픈 카지노는 복합리조트를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걸까. 펠드먼 부사장은 “내국인의 제한적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는 경제적 효과 측면에서 대규모 복합리조트의 투자 유치를 위한 중요한 수단이지만 규제에 관해서는 각국 사정에 따라 다양한 합의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현지 기업, 지방정부 등과 공동투자 형식을 취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진출하려는 국가의 정치·사회·경제·문화적 상황을 고려해 충분히 협의하는 것은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합니다. 강력한 규제만큼이나 이해당사자 간 사업적 안전망도 중요하기 때문이죠. 싱가포르는 내국인에 대한 입장료 부과, 저소득층과 신용불량자 등의 출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블랙리스트 제도 등을 통해 사회적 우려를 해소하고 있습니다. 일본도 2000년대 중반부터 내국인 출입 허용 문제를 놓고 기업과 해당 지자체는 물론 정부와 정치인, 학계 전문가 등이 머리를 맞대고 실효성 있는 규제 마련에 많은 공을 들여왔고요.”

그는 “이미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강원랜드나 다수의 외국인 카지노가 운영되고 있는 한국에서 카지노는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다”며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대규모 복합리조트 유치와 마이스(MICE) 관광산업으로의 성장 여부는 사회적·정책적 합의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MGM과 같은 글로벌 기업이 한국에 진출할 경우 국부 유출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그는 “한국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을 의향이 있고 솔직히 그렇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한국의 비즈니스 문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복합리조트 유치에 따른 경제효과를 더욱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형 복합리조트 모델 마련을 위해 선행돼야 할 과제로는 “한국형 규제 모델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직도 라스베이거스 하면 1960대 카지노와 유흥업소, 범죄자가 득세하던 시절을 떠올리는 분들이 있겠지만 오늘날 라스베이거스에서 카지노는 글로벌 관광 콘텐츠의 하나일 뿐”이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MGM이 운영 중인 라스베이거스 리조트의 전체 매출 가운데 카지노 매출은 30% 미만이다. 나머지 70% 이상은 각종 공연을 비롯한 엔터테인먼트와 마이스, 부대 서비스와 관련된 비(非)카지노 수입이 차지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는 강력한 규제로 매우 정교하게 짜맞춘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산업 도시입니다. 한국 정부와 관계자들도 게이밍과 관련된 전 세계 규제들을 파악하고 분석해 정보통신기술(ICT) 등 한국만의 장점이 가미된 한국형 규제 모델을 마련한다면 세계적인 성공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겁니다.”

라스베이거스=유정우 기자 seeyou@h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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