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그녀가 대세다
“오하이오주에서 승리한 후보는 예외 없이 백악관에 입성한다.”

미국 대통령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이 말은 오하이오주가 대선 승패의 향방을 알려주는 풍향계라는 의미다. 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사진)이 오하이오주에서 거론되는 공화당 대권 후보들을 모두 압도적으로 앞서는 여론조사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코네티컷주 퀴니피액대 여론조사팀에 따르면 미 대선의 최대 경합주(스윙스테이트)인 오하이오주 유권자를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에게 49% 대 36%로 앞섰다. 지난해 11월 조사 때는 클린턴 42%, 크리스티 41%로 박빙의 승부를 예고했으나 크리스티가 ‘브리지 게이트’로 신뢰도에 흠집이 생기면서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브리지 게이트는 크리스티 참모들이 선거 때 도와주지 않았던 포트리 시장에게 보복하기 위해 포트리와 뉴욕시를 연결하는 조지워싱턴브리지의 3개 차로를 막아 교통체증을 유발한 사건으로 크리스티의 사전 인지 여부가 의혹으로 남아 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 가운데 클린턴이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답변은 55%로,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39%)보다 16%포인트 높았다. 반면 크리스티가 뛰어난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응답은 지난해 11월 44%에서 31%로 내려앉았다.

클린턴은 2012년 대선에서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였던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 의원과의 대결에서도 49% 대 40%로 앞섰다. 클린턴과의 격차로 보면 라이언(9%포인트)이 크리스티(13%포인트)를 제치고 공화당 내 최고 대항마로 떠오른 셈이다. 클린턴은 이 밖에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 의원,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 의원, 랜드 폴(켄터키) 상원 의원 등 공화당 다른 잠룡들에게도 두 자릿수 이상 앞섰다.

허핑턴포스트는 “양당에서 주요 인물들이 출마선언을 하지 않은 데다 프라이머리(예비선거)까지 2년 남아 있다”며 “현재 여론조사 결과가 2016년 실제 대선 결과와 관련이 적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클린턴에게 이미 돈과 사람이 몰리고 있다. 월마트 상속녀인 앨리스 월튼과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 그리고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 세일즈포스닷컴의 마크 베니오프 최고경영자(CEO) 등이 거액의 후원금을 내며 지지를 선언했다. 클린턴을 지지하는 슈퍼팩(정치외곽단체)인 ‘레디포힐러리’에 지난달 말 현재 400만달러가 모금됐다. 지난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을 도운 민주당의 최대 슈퍼팩인 ‘미국을 위한 최우선 행동’도 일찌감치 클린턴 지지를 선언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