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는 세계동물보건기구(OIE)로부터 북한 평양과 황해북도 농가 돼지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20일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 8일 구제역 발생을 확인했지만, 이달 19일에야 OIE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것은 2011년 4월 이후 3년여 만에 처음이다. 발생 구제역 종류는 O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으로 구제역이 퍼질 경우 조류인플루엔자(AI)에 더해 농가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접촉이 있어야만 전염되는 AI와 달리 공기로도 전염이 가능하다. 한 번 발생한 뒤엔 AI보다 빠른 속도로 전국으로 퍼질 가능성이 크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한국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 현재 진행 중인 AI 방역이 더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한국은 2010~2011년 구제역과 AI 동시 발생으로 3조5000억원가량의 경제적 피해를 본 전례가 있다. 이때 구제역 청정국 지위도 잃었다. 농식품부는 올해 5월 청정국 지위 회복을 목적으로 특별방역대책기간을 설정해 운영 중이었다.

농식품부는 이날 오후 구제역 특별방역대책회의를 긴급 개최하고 경기 북부와 강원 등 북한 접경지역에 대한 구제역 백신 접종과 소독 등 차단 방역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개성공단 출입 직원과 물품에 대한 소독 및 검색도 강화할 예정이다.

또 이날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해서도 긴급소독 및 방역교육을 했다. 김태융 농식품부 방역총괄과장은 “이산가족 상봉 이후 귀환 시에도 검역을 철저히 할 것”이라며 “농림축산검역본부 직원들이 현지에 파견돼 관리 중”이라고 말했다.

세종=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