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선수, 기술 유출은 피할 수 없는 대세"
"높은 관심·거센 비판은 국민 응원…재도약 발판으로 삼아야"


양궁과 쇼트트랙은 동·하계 올림픽에서 한국의 간판 효자종목으로 꼽힌다.

양궁계는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빚어진 한국 쇼트트랙의 부진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장영술 한국 양궁 총감독은 17일 "전 종목을 통틀어 기술유출과 전력의 세계 평준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한국 양궁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 가운데 3개를 따냈으나 그 과정에는 참혹한 부진이 빚어질 고비가 많았다.

기술뿐만 아니라 한국의 훈련 체계까지 경쟁국에 이식한 한국인 지도자들을 근본 원인으로 꼽혔다.

당시 메달을 획득한 국가는 한국, 이탈리아, 중국, 일본, 멕시코, 미국이었다.

이탈리아, 멕시코, 미국의 지도자는 한국인이었고 일본에는 한국에서 귀화한 선수가 있었으며 중국은 한국인 지도자에게서 기술을 전수받았다.

장 감독은 "안현수의 사례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지도자, 선수, 기술유출은 세계 스포츠에서 이제 피할 수 없는 현상"라고 강조했다.

그는 양궁이 평준화 강풍을 견뎌낸 비결로 투명하고 집요한 선발전과 훈련 방식의 쇄신을 들었다.

양궁 선발전은 실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변수를 가능한 한 모두 통제하는 것을 지향한다.

수십 차례 리그전, 토너먼트를 통해 기록, 대결 전적을 모두 측정하고 개별 선수의 환경 적응력을 시험하려고 비바람, 태풍이 몰아칠 때 경기를 강행하기도 한다.

선발전 방식은 드러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매년 조금씩 바뀌고 선발전을 통과한 선수들의 훈련 방식도 매년 갱신에 갱신을 거듭한다.

장 감독은 "선발전, 훈련 체계는 전국 일선 지도자들의 의견을 모두 수렴해 기획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대표들의 훈련, 몸 상태도 매주 실업팀 감독들에게 세세히 전달돼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열리고 투명성도 확보된다"고 덧붙였다.

장 감독은 단짝 효자종목인 쇼트트랙이 이번 올림픽의 부진을 털고 빨리 정상 경기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그간 선전 경험이 사라지지는 않는다"며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더라도 경쟁국을 앞서는 무형의 자산, 저력은 부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부진 때문에 쇼트트랙에 쏟아지는 비판도 다시 선전할 수 있는 큰 동력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장 감독은 "정말 무서운 것은 비판이 아니라 무관심"이라며 "비판의 본질은 부담 주기가 아니라 선전을 격려하는 국민의 응원"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쇼트트랙 선수들이 부진에 따른 질타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위축되거나 꿈을 잃는 사태까지 빚어져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