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동계올림픽] 푸틴 페이스북 메인화면 차지한 빅토르 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한국시간) 자신의 페이스북 팬페이지 (사진) 커버사진을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로 교체했다. 쇼트트랙에서 러시아에 첫 금메달을 안긴 안현수가 러시아에서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안현수는 지난 15일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에서 열린 쇼트트랙 1000m 결승에서 1분25초325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0일 쇼트트랙 1500m에서 동메달을 딴 안현수는 쇼트트랙 2개 종목에서 금메달 1개와 동메달 1개를 땄다. 앞으로 남은 1000m와 5000m 계주에서도 메달 추가가 가능하다.

푸틴 대통령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 팬페이지 커버사진을 안현수의 세리머니 사진으로 바꾸며 그의 활약을 높이 샀다. 안현수가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러시아 국기를 손에 들고 트랙을 돌고 있는 사진이다. 러시아어, 영어, 세르비아어 등 3개 언어로 ‘빅토르 안, 세 번째 금메달’이라는 글을 덧붙여 주목받았다.

푸틴 대통령은 안현수가 금메달을 확정지은 15일 안현수와 은메달을 딴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그리고리에프에게 축하 전문을 보냈다고 크렘린 궁은 전했다. 푸틴은 축전을 통해 안현수에게 “여러분은 최고의 기량을 보여줬다. 상대에 비해 더 빨랐고 강했고 기술적으로 뛰어났다”고 높게 평가했다. 그는 “여러분을 믿고 응원한 우리 모든 팬과 지켜본 관중의 응원도 승리에 큰 보탬이 됐다”며 기쁜 마음을 직접 전했다.

안현수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애정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달 열린 유럽쇼트트랙선수권대회 남자 5000m 계주에서 네덜란드 싱키 크네흐트가 4관왕에 오른 안현수에게 손가락 욕을 했다. 이 장면을 목격한 푸틴 대통령은 국가에 대한 모독이라면서 계주 메달을 박탈시키라고 러시아 빙상연맹을 통해 지시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