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과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대안 투자처로의 자금 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은행 정기예금 총액은 8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고, 주식 시장에서는 우선주가 각광받고 있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3년 말 기준 정기예금은 558조8983억원으로 전년 대비 16조8084억원(2.9%) 줄었다. 카드사태 여파가 있었던 2005년 7조8419억원(-2.9%) 감소 이후 첫 감소세다.

정기예금 금리의 매력이 떨어지면서 다른 상품으로 자금이 이동한 탓이다. 지난해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2.70%에 불과했다. 평균 금리가 3.06%인 정기적금 총액은 지난해 말 38조5934억원으로 전년보다 6조4254억원(20.0%) 증가했다.

주식 시장에서도 우선주가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률 등의 매력을 앞세워 인기를 끌고 있다. 우선주 시가총액 상위 20위 종목의 시가배당률은 평균 4.3%로 보통주 1.8%를 웃돈다.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우선주들이 단연 독보였다. LS네트웍스우가 106.72% 급등해 가장 많이 올랐다. 동양철관우(2월 상승률 52.26%) 한솔아트원제지우(45.16%) SH에너지화학우(40.41%) 사조대림우(39.57%) 등도 뒤를 이었다.

보행양조우(30.52%) 세우글로벌우(30.46%) 대구백화우(30.13%) 등도 이름을 올리는 등 상승률 10위권에 우선주 8개가 포진했다.

김학주 한가람투자자문 부사장은 "우선주가 보통주에 비해 크게 할인받았던 이유는 유동성이 적고, 시장지수에 편입되지 않아 증시의 대세 상승을 따라갈 수 없다는 한계 때문이었다"며 "그러나 성장이 꺾인 상황에서는 이런 불리함이 해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가 안정돼 갈수록 보통주와의 주가 격차는 좁혀질 것으로 봤다. 우선주는 보통 의결권이 없어 보통주보다 낮은 수준에서 거래된다. 그러나 최근 기업경영의 투명성이 강화되면서 의결권 부재에 따른 주가 할인 요인이 점차 해소되는 움직임이다.

이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저금리 시대에서 높은 시가배당률은 우선주의 매력을 한층 강화시켜 주고 있다"며 "우선주의 보통주 대비 주가비율은 과거 고점 수준인 70%선 이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