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이달 들어 반등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는 앞선 급락에 따른 저가매수 덕이라는 해석이 많다. 앞으로 증시를 이끌만한 동력(모멘텀)도 마땅치 않아 반등 구간에서 매력을 보여준 종목들에 관심을 가지라는 조언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4일 종가 기준 연저점인 1886.85까지 떨어진 뒤 반등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1940.28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최근 7거래일간 상승해 522.58까지 올라섰다.

2월 반등 구간에서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여준 종목들은 우선주 중국주 시멘트주 제지주 등이었다.

◆ "코스피, 우선주 전성시대"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우선주들이 단연 독보였다. LS네트웍스우가 이달 106.72% 급등해 가장 많이 올랐다. 동양철관우(2월 상승률 52.26%) 한솔아트원제지우(45.16%) SH에너지화학우(40.41%) 사조대림우(39.57%) 등이 뒤를 이었다.

보행양조우(30.52%) 세우글로벌우(30.46%) 대구백화우(30.13%) 등도 이름을 올리는 등 상승률 10위권에 우선주 8개가 포진했다.

김학주 한가람투자자문 부사장은 "우선주가 보통주에 비해 크게 할인받았던 이유는 유동성이 적고, 시장지수에 편입되지 않아 증시의 대세 상승을 따라갈 수 없다는 한계 때문이었다"며 "그러나 성장이 꺾인 상황에서는 이런 불리함이 해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가 안정돼 갈수록 보통주와의 주가 격차는 좁혀질 것으로 봤다.

이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저금리 시대에서 높은 시가배당률은 우선주의 매력을 한층 강화시켜 주고 있다"며 "우선주의 보통주 대비 주가비율은 과거 고점 수준인 70%선 이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중국주 디스카운트 해소 움직임…제지주 가격인상 기대

중국주들도 실적 개선과 주주들과의 소통 강화를 바탕으로 상승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중국원양자원이 29.58% 급등한 것을 비롯해 코스닥 시장에서도 차이나그레이트(46.72%) 차이나하오란(38.32%) 씨케이에이치(32.88%) 이스트아시아홀딩스(27.88%) 등이 선전 중이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2009~2010년 상장, 감사보고서를 3회 이상 제출해 회계 신뢰성을 높였다. 중국 정부의 내수 확대 정책에 따라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차이나그레이트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2.56% 증가했고, 원양어업 업체 중국원양자원도 영업이익이 58.10% 급증했다. 씨케이에이치 등은 회계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제지주와 시멘트주는 가격 인상 기대감이 모멘텀이다. 현대시멘트가 31.54% 올랐고, 성신양회아세아시멘트는 지난 14일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채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시멘트 회사들은 다음달 가격인상 계획을 통보했다"며 "국내산 시멘트 가격의 세계 최고 경쟁력으로 수입 대체가 불가능한 점과 구조조정 결과로 굳어진 소수 과점 체제로 시멘트 회사들의 가격 협상력이 우위에 있다"며 가격인상 성공을 점쳤다.

골판지업체들은 지난해 10월 골판지원지 가격을 t당 최대 8만원 인상했고, 인쇄용지 일부 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시작했다. 가격인상에 따른 실적 기대감에 삼보판지대림제지는 이달 각각 47.03%와 27.78% 급등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