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29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언제 이 날이 올까 기다렸습니다. 경기일(20·21일)까지 긴 1주일이 될 것 같습니다.”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장식할 결전지인 러시아 소치에 입성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연아가 13일 새벽(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공항에 도착해 입국장에 모습을 나타내자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한국 일본 러시아 등 1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치열한 취재 경쟁에 몸싸움을 방지하기 위해 포토라인이 설치되기도 했다.

입국장에 들어선 김연아는 밝고 침착한 표정으로 올림픽 2연패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그는 “밴쿠버에서도 최선을 다해 준비했고 이번에도 똑같다”며 “제 베스트(최고의 연기)를 보일 수 있도록 노력했고, 준비 과정에 후회가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현지에 일찍 와서 적응하는 만큼 한국에서 훈련할 때와 같은 컨디션을 맞추도록 준비할 것”이라며 “운동이라는 게 늘 잘할 수 없기 때문에 경기 당일에 맞춰 컨디션 조절을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세계를 사로잡는 연기로 역대 최고점인 228.56점을 획득, 우승을 차지한 김연아는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 여왕의 ‘두 번째 대관식’을 준비해왔다.

김연아가 소치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면 카타리나 비트(독일, 1984·1988년) 이후 26년 만에 여자 싱글 2회 연속 금메달의 주인공이 탄생하게 된다. 20일 쇼트프로그램, 21일 프리스케이팅에서 현역 마지막 연기를 펼칠 김연아는 그 전까지 소치에 머물며 담금질을 이어간다.

김연아가 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러시아의 샛별’ 율리야 리프니츠카야(16)와의 맞대결에도 관심이 쏠린다. 리프니츠카야는 지난 9일과 10일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 모두 출전해 1위를 차지하며 김연아의 강력한 도전자로 떠올랐다. 개최국 러시아는 홈 이점을 앞세워 리프니츠카야의 금메달을 바라고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