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 소치로…"상대선수 신경 안 쓴다"
“두 번째이자 마지막 올림픽인 만큼 경기에만 집중하겠습니다. 긴장하지만 않는다면 잘할 자신 있습니다.”

‘피겨 여왕’ 김연아(24·사진)가 올림픽 2연패의 드라마를 펼칠 무대인 러시아 소치로 떠났다.

김연아는 12일 오전 인천공항을 떠나 모스크바를 거쳐 소치로 향했다. 김연아의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으로 확보한 두 장의 올림픽 출전권 덕분에 올림픽에 첫 출전하는 대표팀 후배 박소연(17·신목고)과 김해진(17·과천고)도 러시아행 비행기에 함께 올랐다.

김연아는 출국에 앞서 기자회견에서 “은퇴 무대가 올림픽이 됐다. 작은 대회보다 긴장이 많이 될 것 같다. 두 번째이자 마지막 올림픽인 만큼 만족스러운 경기를 하고 후배들과 함께 좋은 경험을 하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13~15일(한국시간)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 연습링크에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선수들과 같은 조에서 훈련한다. 여자 피겨스케이팅 싱글 경기가 펼쳐지는 메인 링크는 16일부터 사용한다.

김연아는 경쟁자들에 비해 뒤늦게 소치에 입성한다. 다른 나라 선수들은 지난 7일부터 시작된 피겨스케이팅 단체전에 참가해 이미 실전을 치렀다. 올해 소치 올림픽에서 신설된 단체전은 남녀 싱글, 페어, 아이스댄스 등 총 네 종목의 선수들이 참가한다.

단체전 출전권은 2013~2014시즌 메이저대회 성적을 기준으로 캐나다, 러시아, 미국, 일본 등 상위 10개국에 주어졌다. 전 종목을 두루 잘해야 하는데 한국은 페어나 아이스댄스는 아직 불모지나 다름없다. 한국이 단체전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김연아는 오는 20일 시작하는 여자 싱글 일정에 맞춰 이날 출국한 것이다.

김연아는 “단체전에 출전하면 싱글 경기에 앞서 미리 예행연습을 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혹시라도 팀에 해를 끼치지 않을까 부담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피겨는 다른 종목과 달리 명확한 기준이 없어 한 선수가 매번 잘할 수 없고, 심판의 성향에 따라 점수가 달라지기도 한다”며 “상대 선수들을 신경 쓰지 않고 나에게 집중한 뒤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김연아는 현역 마지막 무대인 소치 올림픽에서 독일 카타리나 비트(1984·1988년) 이후 26년 만에 올림픽 여자 피겨 2연패를 노린다.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총점 228.56점(쇼트 78.50점·프리 150.06점)의 세계 최고 기록을 세우며 왕관을 썼던 김연아는 소치에서 두 번째 대관식을 준비한다. 김연아는 20일 새벽 쇼트프로그램 ‘어릿광대를 보내주오’를 시작으로 21일 새벽 프리스케이팅 ‘아디오스 노니노’로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는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