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난다', 온라인 이어 롯데百서 돌풍
“인터넷으로 파는 옷이 백화점에서 통하겠어요?” “고급 이미지에 타격만 주면 어떡합니까.”

2012년 가을철 매장 개편을 앞둔 롯데백화점에선 한 인터넷 쇼핑몰을 입점시킬지를 놓고 상품기획자(MD)들 사이에 격론이 벌어졌다. 여성의류 쇼핑몰 ‘스타일난다’를 놓고서다. 인터넷 저가(低價) 의류가 백화점에 들어온 전례가 없어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경영진은 ‘젊은 백화점’을 만든다는 목표 아래 ‘스타일난다’의 입점을 밀어붙였다.

2004년 창업한 ‘스타일난다’(대표 김소희)는 당시 10~20대 여성 사이에선 유명했다. 여성의류 쇼핑몰 중 방문자 수 1위(랭키닷컴 집계)에 회원 수 100만명, 연 매출 300억원을 넘었다. 젊은 소비자의 이탈에 고민이 많던 이 백화점은 본점 영플라자에 192㎡(약 58평) 크기로 매장을 내어줬다. 의류 가격은 1만9000~10만9000원, 화장품은 1만~3만원 선이다.

기대 반 우려 반 속에 들어온 ‘스타일난다’는 요즘 롯데백화점의 ‘복덩이’가 됐다. 지난해 1월 1억8400만원에 그쳤던 매출이 6월 5억원을 돌파하더니 12월엔 8억2700만원까지 치솟았다. 같은 건물 글로벌 패스트패션 브랜드 ‘자라’ 매장(472㎡) 매출은 작년 12월 3억410만원에 그쳤다.

최근엔 중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도 돌풍이 거세다. 롯데백화점이 올 춘제 연휴(1월31일~2월9일) 중국인 매출을 분석한 결과 ‘스타일난다’는 본점 구매 횟수에서 ‘MCM’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매출액에서도 ‘프라다’ ‘크리스찬디올’ 등 명품 브랜드를 누르고 7위를 기록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200만원어치를 한꺼번에 사거나 진열대를 거의 ‘싹쓸이’하는 모습도 적잖이 관찰됐다.

‘스타일난다’의 인기 비결은 독창성이다. 강민규 롯데백화점 MD는 “다른 온라인 브랜드에 비해 자체 생산이 많고 디자인이 독특하고 감성적”이라며 “이효리, 클라라 등 유명 연예인들도 많이 입는다”고 전했다. 저가 의류뿐 아니라 화장품도 다양하게 만들어 연계 판매를 늘린 점도 성공 요인이다. ‘스타일난다’는 이른바 ‘클럽풍’의 톡톡 튀는 의상을 많이 내놓는데, 여기에 어울리는 색조화장품을 함께 판매해 매출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강하다는 설명이다.

롯데백화점은 ‘스타일난다’에서 ‘역쇼루밍(逆showrooming)’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구경은 백화점에서 하고 구매는 온라인으로 하는 게 ‘쇼루밍’인데 이 매장에선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에서 제품을 본 뒤 백화점에 와서 직접 입어보고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다. 롯데백화점은 일산, 부산, 건대스타시티 등 젊은층이 많은 다른 점포에도 ‘스타일난다’ 매장을 늘릴 계획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