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빈 로 BNY멜론 채권 수석 전략가 "안전자산 선호, 몇 분기 더 갈수도"
“신흥국 금융불안으로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에 대한 미국 중앙은행(Fed) 입장이 바뀌지는 않을 거다. 따라서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분기까지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지속될 수 있다.”

마빈 로 BNY멜론 글로벌마켓 채권시장 수석 전략가(사진)는 1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신흥국 금융불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과도하다고 보나 변동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글로벌 증시가 안정화되거나 긍정적 데이터가 나오고, 개별 국가에 국한된 스토리라는 점을 인식하기 전까지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로 수석 전략가는 “글로벌 자금 추이를 보면 이달 들어 미국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유입됐다”며 “주로 중단기물 채권으로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이 자금은 투자자들이 현재 채권 수익률에 매력을 느껴서가 아니라 시장 리스크가 증가하면서 자금 둘 곳을 찾다가 일시적으로 들어온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현재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르헨티나 3국은 변동성이 가장 큰 국가로 꼽히나 이들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을 다 합쳐도 미국 GDP의 10%가 안될 정도로 적기 때문에 글로벌 성장 스토리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최근 10년간 신흥국으로 외국인 달러자금이 많이 들어왔다”면서 “지난 여름부터 미국 테이퍼링 우려로 신흥국 화폐가치가 급락하면서 신흥국 주식과 채권 변동성이 커졌는데 중앙은행의 시장 개입이 줄어드는 데 따른 정상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신흥국 채권에 투자할 때는 외환보유액이 충분하고, 건실한 경제지표를 가진 국가별로 선별 접근해야 한다는 게 로 수석 전략가의 조언이다.

로 수석 전략가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선진국의 금리 상승세가 예상되는 만큼 선진국 국채 비중을 늘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미국 Fed 이사회 멤버의 투표 결과를 보면 2015년부터 점차 인상해 2017년 4%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BNY멜론은 35개국에서 자산운용 및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투자업체로 전체 운용자산은 1조4000억달러에 이른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