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난도의 신기술을 무기로 '스노보드 황제'에게 도전장을 내민 스위스의 유리 포드라드치코프(26)가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다면 가장 먼저 전 여자친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해야 할 것 같다.

포드라드치코프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 3연패를 노리는 숀 화이트(28·미국)에게 거의 유일하게 대적할 선수로 거론된다.

그가 최근 개발한 신기술 '더블 콕(double cork) 1440'이 기대의 근거다.

미국 신문 USA투데이는 10일(한국시간) 자국 슈퍼스타의 라이벌이 신기술을 만들게 된 '비화'를 소개했다.

포드라드치코프는 지난 2011년 스위스 훈련장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었다.

어느 날 훈련장에 애인이 찾아왔고 가슴이 뜨거워진 청년은 이전에 하지 않았던 기술을 시도했다.

화이트에게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 금메달을 안긴 '더블 맥트위스트(Double McTwist) 1260'보다 몸통 반 바퀴를 더 돌리는 '더블 콕 1440'에 도전한 것.

결과는 처참했다고 한다. 포드라드치코프는 USA투데이에 "그저 여자친구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발을 아래로 두고 착지하지도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여성은 이제 포드라드치코프의 곁에 없지만 이날부터 갈고닦은 신기술은 그가 '황제'의 자리를 넘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줬다.

화이트조차 최근 한 대회에서 포드라드치코프가 이 기술을 성공시키는 것을 보고 기존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미뤄둔 채 '따라하기'에 들어갔을 정도다.

12살이던 2000년 스노보드에 입문한 포드라드치코프는 17살에 처음 국제무대에 출전한 뒤 매년 각종 대회에서 꾸준히 입상권을 유지해왔다.

올림픽에 첫 출전한 밴쿠버 대회에서는 아쉽게 4위에 그쳤지만 2013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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