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대장株 '엇갈린 행보'…아모레퍼시픽 52주 신고가·LG생건 2년만에 최저
화장품 업종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주가 흐름이 갈리고 있다. 두 종목 모두 지난해 업황 부진으로 약세권에 머물렀지만 올 들어 아모레퍼시픽은 급반등하고 있는 반면 LG생활건강은 추가 하락하는 모양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이달 들어서만 11.9%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말부터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한 주가는 작년 4분기 ‘깜짝 실적’을 배경으로 한층 더 상승 탄력을 키우는 모습이다. 핵심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강세에 지주회사인 아모레G 주가 역시 고공행진하고 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지난달 24일 실적 발표 이후 지난 7일 48만6000원까지 9거래일 만에 13.6% 급락했다. 현재 주가는 2012년 2월 이후 2년여 만에 최저치다.

경쟁 심화에 따른 국내 업황 부진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지만 기저효과와 해외 사업 성장성 등에 대한 기대가 상반된 주가 흐름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년간 방문판매 부문의 이익 둔화 등으로 고전한 아모레퍼시픽은 작년 4분기를 기점으로 이익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익성 높은 온라인과 면세점 부문의 호조, 해외사업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성장성 역시 기대 요인이다.

양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 2년간 실적 성장세는 오히려 LG생활건강이 좋았지만 올 들어 상황이 역전되고 있다”며 “LG생활건강은 회사 측이 실적 전망치를 보수적으로 제시했다는 점과 그동안 성장의 발판이 됐던 인수합병(M&A)을 올해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이익 증가세가 둔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엔화 약세로 주력 시장인 일본에서 제대로 된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