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에 따른 신흥국 금융위기 우려가 확산되면서 러시아와 브라질펀드(일명 러브펀드) 수익률도 가파르게 곤두박질치고 있다.

4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3개 브라질펀드와 11개 러시아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3일 기준)은 각각 -8.49%와 -7.56%로 해외주식형펀드 중 손실폭이 두드러졌다.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올 들어 7.51% 빠졌고, 러시아 RTS지수 역시 9.82% 하락했다.

브라질, 러시아펀드도 중국펀드만큼이나 장기간 원금 회복을 기다리는 투자자가 많다. 하지만 올해도 원금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브라질 증시는 지난해 10월 이후 현재까지 계속 내림세다. 설정액이 가장 많은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자1A’는 올 들어 8.76%의 손실을 봤고, 최근 1년 손실률도 34.79%에 이른다.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이다 보니 중국의 경기둔화에 민감하고 주요 교역국인 아르헨티나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글로벌투자전략 연구원은 “경상수지와 재정적자 등 펀더멘털도 취약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러시아펀드 역시 미국 테이퍼링 실시에 따른 신흥국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겠지만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브라질과 달리 유럽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반등 기회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옥혜은 우리자산운용 글로벌운용팀장은 “러시아는 브라질 대비 경상수지가 양호하고 유럽 수출 비중이 높아 신흥국 위기에 대한 우려가 가라앉으면 유럽의 경기회복 수혜를 입고 반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