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명품시장 고객들은 더 이상 브랜드 있는 상품에만 집착하지 않는다. 여행이나 음식, 패션쇼 등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서비스형 명품에 열광한다.”

명품시장, 의류·화장품에서 여행·음식으로 중심 이동
미국 컨설팅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2일 ‘새로운 트렌드 혁명:복합적인 변화에 맞서야 하는 명품시장’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세계 명품업계의 변화 흐름을 이같이 진단했다. 보고서는 “고객들이 생각하는 명품의 범주가 넓어지고 나날이 복잡해지고 있다”며 “과거의 브랜드 명성만을 믿고 고객을 기다리면 안 되고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마케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시장조사업체 입소스와 공동으로 한국을 비롯한 세계 12개국(한국 미국 일본 중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브라질 러시아 인도) 명품 시장을 분석한 것이다.

이 보고서는 명품의 개념이 확대되면서 유형의 물품만을 명품이라 생각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강조하고 있다. 보고서는 “지난해 세계 명품시장 매출 규모는 총 1조8000억달러로 추산되고 이 가운데 약 1조달러가 고급 레스토랑과 호텔, 해외여행 등에 쓰였다”며 “고객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 또한 명품으로 인식하며 명품 관련 체험마케팅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패션과 화장품 등에 국한됐던 명품 브랜드의 범위가 전자기기 등으로 확대되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지난해 북미지역과 유럽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장 갖고 싶은 명품 중 1~3위가 각각 애플과 소니, 삼성전자였다”고 소개했다.

보고서는 서울의 명품시장에 대해선 “서울은 베이징, 타이베이와 더불어 현재 명품시장의 수요에 비해 오프라인 점포가 너무 많다”며 “필요하면 철수를 검토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 약 30%가 중국인이고 이들이 서울 명품시장을 움직이는 ‘큰손’”이라며 “서울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소비성향을 철저히 분석할 것”을 권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