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에 걸리면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3~10일 정도 앓다가 이후에 물집이 퍼진다. 한경DB
대상포진에 걸리면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3~10일 정도 앓다가 이후에 물집이 퍼진다. 한경DB
새해가 되면 가장 많이 하는 다짐 중 하나가 건강관리다. 특히 중년층 이상은 해가 갈수록 면역력이 약해져 각종 질병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진다. 그중에서도 대상포진은 극심한 통증과 오랜 기간 지속될 수 있는 신경통 등의 후유증 때문에 ‘삶의 질’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병이다. 국내 유병률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에 있어 예방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의료계에 따르면 다른 계절보다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겨울에 특히 대상포진에 걸릴 위험이 많다. 이상준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원장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피부에 붉은 반점과 함께 통증이 오면 대상포진을 의심할 수 있다”며 “연중 고르게 발생하지만 요즘 같은 겨울철에 흔한 감기나 독감과 초기 증상이 비슷해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50대 이상 중·노년층 대상포진 환자 급증

국내 대상포진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08~2012년) 진료 인원이 약 16만명 늘었고 연평균 증가율은 8.3%에 달했다. 총 진료비도 2008년 799억원에서 2012년 1075억원으로 34.5%나 증가했다.

대상포진은 전 연령에서 발생하지만 특히 50대 이상 중·노년층은 각별히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좋다. 대상포진은 일반적으로 연령이 증가할수록, 면역력이 약한 사람일수록 발병률이 높아진다. 특히 50대 발병률이 가장 높다. 2012년 대상포진 환자 분석 결과 50대(25.4%)가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60대(17.8%), 40대(16.2%) 순이었다.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 신체 면역 떨어지면 활동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인 ‘바리셀라 조스터 바이러스(varicella-zostervirus)’가 소아기에 수두를 일으킨 뒤 몸 속에 잠복하고 있다가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질병이다.

보통 신경세포에 잠복하다 신체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활동을 재개해 신경 주변으로 퍼지면서 대상포진을 일으킨다. 발생 후 며칠 만에 피부 발진과 물집이 나타나고 해당 부위에 통증이 동반된다. 대상포진의 초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다.

전신에 오한·발열이 있을 수 있고 권태감이나 속이 메스꺼운 증상도 생긴다. 그 뒤 심한 통증이 오면서 피부 반점과 물집이 나타난다. 물집은 처음엔 투명한 상태이나 점차 고름이 차면서 탁해지다 딱지로 변한다. 물집이 터지면 궤양이 생기기도 하고 보통 2주 정도 지나면 딱지가 앉으면서 증상이 점차 완화된다.

초기 발진 때 치료 안하면 만성통증 될 수도

대상포진은 신경 뿌리의 염증과 손상에서 시작되는 질환으로 동반하는 통증이 매우 심한 편이다. 많은 대상포진 환자가 통증으로 인한 수면 장애와 피로를 호소한다. 신경의 염증과 손상은 초기에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적인 통증이 남을 수 있다. 또한 물집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2차 세균 감염이 발생하며 상처가 곪을 수 있고 피부에 흉터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환자는 목욕할 때나 옷을 갈아입을 때 물집이 터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대상포진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꾸준한 운동과 식습관 개선으로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고혈압·당뇨 등의 만성 질환이 있는 경우 정기적으로 병원 검진을 받고 의심 증상이 있을 때는 전문의와 상담해 조기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이상준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