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나승철)가 어제 오후 서울 강남 길거리에서 ‘사법시험 존치’ 캠페인을 벌였다. “2017년 사법시험이 완전히 폐지되면 높은 등록금 때문에 형편상 로스쿨에 진학하지 못하는 국민의 법조계 진입 통로가 사실상 막히게 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앞서 대한변호사협회도 지난해 11월 비슷한 이유를 들어 사법시험 존치를 요구하는 입법청원을 제기한 바 있다.

사실 이런 주장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로스쿨 도입을 앞둔 2007~2008년에도 한바탕 있었던 해묵은 논란거리다. 당시 주장도 지금과 똑같았다. 이 문제를 다시 들고 나온 것은 최근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비슷한 법 개정안을 발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법조계의 주장은 ‘밥그릇 주장’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최근 2년간 로스쿨 출신 변호사 2900명이 쏟아져 나왔다. 전국 변호사 수가 1만3000명까지 늘어 위기감이 고조되자 밥그릇 수성에 나선 것이다.

돈 있는 사람만 로스쿨에 들어갈 수 있다는 주장은 거짓말이다. 사법고시야말로 고시 낭인을 양산하며 가난한 집안들을 더욱 가난하게 만들어왔다. 그 자체로 거대한 로또 유사 체제였을 뿐이다. 어떤 사람들은 개천의 용을 운운하지만 착각도 유분수다. 로스쿨 학비가 비싸서 문제라면 장학제도를 더 확충하면 그만이다.

대놓고 로스쿨 폐지를 주장할 수 없으니 얼굴 간지럽게도 비용 문제를 들고 나오는 것이다. 철도 요금 폭등이나 국민 건강을 내세우며 밥그릇 지키기에 혈안이 된 이익집단들과 다를 게 전혀 없는 궁색한 논리다. 로스쿨 제도는 다양한 전공자들을 법조인으로 길러내는 선진적 제도다. 그동안 기득권 신분제도처럼 작동해 온 사시를 민주적인 자격증 제도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정말 낯뜨거운 주장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