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역 소독 >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 신고가 전북지역 곳곳에서 잇따라 농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21일 한 차량이 고창 동림저수지 근처에 설치된 방역 소독대를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 방역 소독 >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 신고가 전북지역 곳곳에서 잇따라 농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21일 한 차량이 고창 동림저수지 근처에 설치된 방역 소독대를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 농가가 속출하면서 AI가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정부의 방역대(최초 발생 농가로부터 반경 10㎞ 이내) 밖에 위치한 오리농장에서도 AI 신고가 들어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철새 활동반경 전체가 이미 AI 위험지역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리의 살처분 범위를 발생 농가 인근 3㎞까지로 늘리는 등 위험지역 범위를 확대키로 했다.

○추가 의심신고 이어져

농림축산식품부는 21일 “최초 발생 농가로부터 19㎞ 떨어진 전북 고창의 육용오리 농장에서 오리 폐사 등 AI 의심증상이 접수됐다”며 “오리 살처분 범위를 발생 농가 반경 500ｍ에서 3㎞까지 확대해 차단방역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쳐놓고 있는 방역대 밖에서 처음으로 의심 신고가 들어온 것이다.

권재한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추가 의심신고가 아직 고병원성 H5N8형 AI로 확진된 것은 아니다”라며 “또 기존 발생 농가의 차량이 지난 11일 이 농가에 진입한 것이 확인돼 이미 19일부터 통제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19일 전엔 소독 조치 없이 그대로 방치돼 있던 셈이라 추가 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 또한 작지 않은 상황이다.

방역대인 발생농가 3㎞ 안쪽에선 이미 며칠째 AI 의심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확진된 고창·부안 오리농장 3곳 외에도 인근에 있는 부안 농가 한 곳에서 추가로 H5N8형 AI 발생이 확인됐다. 또 전북 정읍을 포함한 인근 농가 5곳이 예찰 과정에서 추가로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주이석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질병관리부장은 “예찰 과정에서 발견된 5곳 역시 고병원성 AI가 강력하게 의심되는 상태로 이미 모두 살처분했다”고 설명했다.

철새 활동반경 전체가 이미 AI에 오염됐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날 제주시 구좌읍에서도 마을 철새도래지 바로 옆 하천에서 청둥오리 10여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AI 오리고기 유통 논란

부안에서 AI 확진 판정을 받은 오리가 시중에 유통됐을 수도 있다는 논란이 일면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남도는 이날 “AI 발생 지역인 부안에서 반입된 오리 등 8200여마리가 유통된 것으로 확인돼 즉시 회수조치에 나섰다”고 밝혔다가 몇 시간 뒤 이를 다시 번복했다.

부안에서 6240마리, 나주와 함평에서 1만3500마리 등 모두 1만9740마리가 지난 17일 나주 한 도압장(屠鴨場)으로 반입돼 뒤섞여 도축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유통되지는 않았고 별도 가공공장에 보관 중이라는 것. 전남도 관계자는 “문제의 도압장은 이날 오전 폐쇄조치했다”고 말했다.

세종=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