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의원 측이 오는 3월 창당해 6월 지방선거에 참여하겠다고 공식 선언했지만 여전히 광역단체장 후보로 내세울 인물을 찾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 의원 측에 합류하거나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던 유력 인사들이 속속 “난 아니다”며 부인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대항마로 유력하게 검토됐던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일찌감치 “현실 정치를 할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대구시장 후보로 꼽히는 김부겸 전 민주당 의원도 안 의원 측과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17일 6개월간의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이미 민주당이라는 틀로 정치를 해온 사람으로서 당을 존중해야 한다”며 안 의원 측 영입설에 부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민주당 사무총장을 지낸 정장선 전 의원도 신당 참여 대신 7월 재·보궐선거 때 옛 지역구(경기 평택을)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여론조사마다 부산시장 후보군 가운데 지지율 1위를 기록 중인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최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안 의원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영입 제안이 없었다”며 “안철수 신당만으로는 부산에서 승리할 수 없기 때문에 ‘통 큰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당 참여보다 무소속으로 뛰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강봉균 전 민주당 의원도 안 의원 측 영입 제안에 난색을 표했다.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이계안 전 의원, 박호군 전 과학기술부 장관 등은 각각 서울시장과 인천시장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으나 지지율이 낮아 고민이다. 공동위원장 중에서는 그나마 윤장현 위원장(광주시장)과 김효석 위원장(전남지사)이 기대를 걸어볼 만한 인물로 꼽힌다.

정치권 관계자는 “안 의원이 ‘지방선거 전 창당’이란 승부수를 던진 것도 인재 영입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안 의원이 지방선거 전까지 어떤 ‘깜짝 카드’를 내놓느냐에 따라 민주당과의 야권 주도권 싸움의 승패가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