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들은 청마의 해 갑오년이 시작된 1월 1일 0시 0분, 2014년 대한민국의 첫 생명 탄생을 알리는 울음소리가 들렸다고 ‘기쁜’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것도 서울에 소재한 두 개 병원 (차병원과 제일병원)에서 동시에 울려 “축복이 배가했다”는 평을 들었고요.

사람들은 새해 1호 기록을 세운 두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 21세기 우리나라 앞날을 밝히는 동량이 되어주길 희망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이 해 첫 생명 탄생은 ‘축하’의 기쁨 속에서 동시 대한민국 출산의 현실이 읽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대표적으로 아이들 어머니의 연령대가 꼽히는데요. 두 분은 모두 (초산인 지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서른 살 (32세와 33세)을 훌쩍 넘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때문에 이들은 시간이 갈수록 출산이 늦어지는 국내 산모들의 모습을 상징한다는 분석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2년 우리나라 산모 전체의 평균 연령은 이들 보다 약간 낮은 31.6세 (초산의 경우 31.1세, 아이를 낳아 본 경험이 있는 '경산-經産'은 32.9세)입니다. 이는 전년 2011년 보다 0.2세 증가한 수치고요.

우리나라 산모들의 고령화 추세는 인구 통계적 측면에서 합계출산율 저하와 함께 아이 낳는데서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대두한 실정입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이 15~49세 사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지칭하지요.

통계청에 따르면 합계출산율은 2012년 초저출산국의 마지노선으로 일컬어지는 1.30명에 겨우 턱걸이 했다가 지난해 2013년 다시 그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입니다.게다가 올해의 경우 ‘말띠 해에 태어난 여자의 경우 팔자가 드세다’는 근거 없는 속설마저 돌아 합계출산율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형편있고요.

그동안 국내 합계출산율은 2005년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2010년 1.23명, 2011년 1.24명, 2012년 흑룡띠해를 맞아 1.30명선에 이르렀습니다. 통계 전문가들은 “합계 출산율이 1.30명 밑으로 떨어져 45년 동안 지속할 경우 전체 인구가 ‘반토막’나는 끔찍한 사태가 발생한다”고 경고합니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 사정이 이런 가운데 산모의 나이마저 뒤로 밀리는 게 국내 출산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는 분석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자연분만율이 높은 편인 20~29세 산모의 비중은 2007년 40.0%, 2011년 29.8%, 2012년 27.1%로 뚝뚝 떨어지는 추세입니다.

반면, 35세 이상 산모의 비중은 2007년 15.2%에서 2011년 20.6%로 높아진데 이어 2012년엔 21. 5%까지 치솟았습니다. 이 같은 산모 고령화 추세는 여성의 건강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는 지적입니다.

이 경우 출산에서 자연분만 보다 제왕절개의 비중을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하는 까닭에서 입니다.[아래 그래프 참조, 출처=건강보험심사원 보도자료]

우리나라 출산과 관련한 문제는 취업난-결혼 기피 확산-만혼의 일반화-주택난-자녀 양육 환경 악화-상상을 넘어서는 교육비 등 모든 요소가 악순환의 고리처럼 얽혀 있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합니다. 이에 따라 출산 문제는 어느 한 부문의 취약성을 보강하는 방식으론 도저히 해결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일반적이고요.

젊은 사람들이 아이를 낳고 키우는데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는 ‘특단의 대책’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합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