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혜란 "반짝 스타보다 진짜 대가에 도전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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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예술의전당 무대 서는 소프라노 홍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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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슈트라우스 페스티벌 오케스트라(SFOV)의 신년음악회에서 협연자로 나서는 것. 2012년 정부가 주최한 신년 음악회에 출연한 적은 있지만 자신이 직접 선곡한 프로그램으로 국내에서 공연하기는 메트 데뷔 이후 처음이다. 지난 13일 서울 논현동의 한 호텔에서 그를 만났다. 뉴욕에서 막 도착한 참이었다.
“국내 무대에 꼭 서고 싶었는데 그동안 전혀 시간을 낼 수 없었어요. 어제(12일)까지는 오페라 ‘팔스타프’의 난네타 배역 커버를 맡아 대기 중이었고 오는 20일부터는 다시 베르테르 공연이 시작되거든요. 이번 시즌을 시작한 이후 이번 1주일이 가장 길게 쉴 수 있는 기회라 ‘이때다’ 하고 왔습니다.”
그가 이번에 부를 곡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봄의 소리’ 왈츠와 카를 첼러의 오페레타 ‘새장수’ 중 ‘나는야 우편 배달부 크리스텔’, 프란츠 레하르의 오페라 ‘유쾌한 미망인’ 중 ‘빌랴의 노래’, 리하르트 호이베르거의 오페라 ‘무도회’ 중 ‘비밀의 방으로’ 등 4곡이다.
홍씨는 메트에서 ‘막내급’이다. 주역보다는 커버(주역이 무대에 서지 못할 경우 대신 출연하는 배우)나 단역으로 공연에 참여하면서 차근차근 성장하는 중이다.
“올해부터는 메트 밖으로도 나가 공연을 해 보려고 해요. 이제 큰 역할에 대한 경험을 쌓아야 할 시기인 것 같아서요.”
오는 5월에는 시애틀의 고(古)음악 단체 ‘퍼시픽 뮤직 워크스’가 공연하는 헨델의 오페라 ‘세밀레’의 주인공 ‘세밀레’ 역을 맡았다. 내년에는 시애틀 오페라가 무대에 올리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작품 ‘낙소스의 아리아드네’에서 주요 배역인 ‘체르비네타’를 연기한다. 서울과 부산에서 공연한 뒤 19일 출국할 그의 각오가 야무지다.
“메트 입단, 콩쿠르 우승과 함께 성악가로서 정식으로 출발선에 섰다고 생각해요. 크든 작든 한 발을 내딛는 게 중요해요. 시간이 걸리고 힘들더라도 음악가로서 ‘끝’까지 가보려고요. 순간 반짝이는 스타보다는 진짜 ‘대가’가 되고 싶어요.”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