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8일 오후 2시48분

[마켓인사이트] 동양생명 "골프장 임대료 30% 깎아주겠다"…동양레저 회생 길 열리나
동양생명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중인 동양레저 골프장 임대료를 30% 깎아주고 골프장 터 매각 협상에도 나서기로 했다. 동양레저 회생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지난달 말 동양레저에 파인크리크와 파인밸리 골프장 부지에 대한 임대료 3분의 1가량을 감액해 주겠다는 뜻을 전했다.

동양레저는 2004년과 2005년 파인크리크(경기 안성)와 파인밸리(강원 삼척) 골프장 터를 당시 그룹 계열사였던 동양생명에 매각한 뒤 임대해 운영해왔다. 임대료는 연 157억원 수준으로, 매출 270억원의 절반 이상이 임대료로 빠져나가는 구조다. 동양레저는 지난해 9월 말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후 파인크리크 3개월, 파인밸리 1개월치 임대료를 연체했다. 동양생명은 임대료를 계속 내지 않을 경우 골프장을 폐쇄하겠다는 입장을 공개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여오다 이번에 전향적 입장으로 선회했다.

김만기 동양생명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동양레저가 계속기업으로 회생할 수 있는 현금흐름 기반을 마련해야 지속적인 임대료 수익을 보장받고 채권자 변제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임대료 감액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동양생명은 대신 10년 뒤엔 퍼블릭(대중제) 골프장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조건으로 달았다. 퍼블릭으로 전환할 경우 부동산세금이 줄어드는 등 유리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동양생명은 골프장 터를 매각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가격만 적정하다면 동양레저에도 매입 기회를 준다는 방침이다. 당초 동양레저는 700억원 수준, 동양생명은 2000억원 안팎을 거론해 격차가 컸으나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동양레저가 청산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골프장 인수가 필수적이고, 동양생명의 최대주주인 보고펀드 역시 10년 넘게 골프장 터를 떠안고 있는 것이 부담스러운 처지인 만큼, 양측이 가격 조율에 나설 것이란 이유에서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