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엔터테인먼트가 올 하반기에 개봉할 최승현 유해진 주연의 ‘타짜:신의 손’.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올 하반기에 개봉할 최승현 유해진 주연의 ‘타짜:신의 손’.
길이 32m, 높이 9m의 대형 선박 두 척과 그보다 작은 배 등이 설치돼 있는 경기 남양주종합촬영소. 손예진 김남길 유해진 설리 이경영 오달수 등 유명 배우들이 이석훈 감독의 지시에 따라 선박들 틈새로 바쁘게 움직였다. 해양 판타지 사극 ‘해적:바다로 간 산적’의 막바지 촬영 현장이다.

올겨울 내내 진행된 촬영은 오는 10일쯤 끝난다. 이후 몇 달 동안 컴퓨터그래픽(CG) 작업을 거쳐 하반기 중 개봉한다. 투자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총제작비 180억원을 투입한 이 작품은 조선의 옥새를 삼킨 귀신고래를 잡기 위해 바다로 내려온 산적 장서정(김남길)과 여자 해적 여월(손예진)이 펼치는 모험담이다.

'명량' '해적'…100억~200억 대작 영화 쏟아진다
‘빅 4’ 영화 투자배급사들이 올해 총제작비 100억원 이상의 대작을 대거 쏟아내며 흥행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450억원짜리 ‘설국열차’나 300억원 규모의 ‘미스터 고’ 같은 초(超)대작은 없지만 총제작비 100억~200억원 규모의 대작은 10편 안팎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연간 관객 수가 2억명을 넘었고, 500만명 이상 모은 영화도 9편이나 돼 시장이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투자배급사들은 보고 있다. 호화 캐스트와 화려한 볼거리를 내세워 수출하기도 쉽다.

그동안 경쟁사들에 비해 작은 영화들로 승부해 온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흑자 전환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해적’을 포함해 4편이나 선보인다. 총제작비 120억원을 투입해 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왕권과 신권의 다툼을 그린 ‘역린’,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두 남녀의 사랑과 배신을 다룬 이병헌 전도연 주연의 ‘협녀:칼의 기억’ 등을 선보인다. 최승현(빅뱅의 탑)과 유해진 등이 출연하는 ‘타짜:신의 손’도 내놓는다.

'명량' '해적'…100억~200억 대작 영화 쏟아진다
지난해 1000만명 이상을 모은 ‘7번방의 선물’과 흥행 질주 중인 ‘변호인’ 등을 배급한 독립배급사 뉴는 2008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100억원 규모의 대작을 내놓는다. 밀항자들을 실어 나르는 어선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사건을 다룬 ‘해무’다. 봉준호 감독이 처음 제작자로 나섰고 심성보 감독이 연출한다.

국내 최대 투자배급사인 CJ E&M은 ‘명량-회오리바다’ ‘국제시장’ ‘우는 남자’ 등을 선보인다. 190억원을 투입한 ‘명량-회오리바다’는 ‘최종병기 활’ 김한민 감독의 역사 3부작 중 세 번째 작품.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그렸다. 최민식과 류승룡이 출연한다. ‘국제시장’은 6·25전쟁 때부터 현재까지 부산 국제시장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한 남자와 가족의 서사 드라마. ‘해운대’ 윤제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쇼박스는 오는 7월 조선 후기 탐관오리에 맞서 도적들이 펼치는 통쾌한 활극 ‘군도:민란의 시대’를 개봉한다. 180억원을 투자한 이 영화에는 하정우·강동원이 출연한다. 캐스팅 단계인 유하 감독의 ‘강남블루스’도 연말께 개봉할 예정이다. 1970년대 강남 개발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어두운 세력이 결탁해 펼쳐내는 액션물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