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키짬뽕의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으로 다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과거 나가사키짬뽕 출시 후 주가 급등락을 경험한 투자자들은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전문가들은 삼양식품의 현 주가가 예전처럼 과열된 상황이 아니어서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분석했다.

3일 오후 1시49분 현재 삼양식품은 전날보다 650원(2.66%) 오른 2만50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8월28일 기록한 52주 최저가 2만50원에서 4개월 만에 24.94% 급등했다. 불닭볶음면의 판매 호조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삼양식품이 2012년 4월 출시한 불닭볶음면은 지난해 5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배우 이성재 씨가 이 제품을 먹는 장면이 방송된 후 화제가 되며 단숨에 인기 상품으로 등극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불닭볶음면은 지난해 5월까지 월 평균 매출이 10억 원 수준이었으나 6월 18억 원 판매에 이어 9월엔 청소년층 인기에 힘입어 34억 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2013년 10월부터는 월 60억 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된다.

과거 나가사키짬뽕으로 인한 삼양식품의 주가 상승은 더 드라마틱했다. 2011년 9월26일 1만5050원으로 52주 최저가로 떨어졌던 삼양식품은 나가사키짬뽕의 인기로 같은 해 12월9일 5만6700원까지 올랐다. 두 달 보름 만에 276% 폭등했다.

당시 나가사키짬뽕과 꼬꼬면 등 하얀 국물 라면은 빨간 국물 라면 중심의 시장 판도를 판도를 바꿨다. 증권가에서도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들이 나왔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나가사키짬뽕은 2012년 2월 정점을 찍고 판매 감소세로 돌아섰다. 삼양식품의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불닭볶음면에 대해서도 '라면계 지각변동 예상' '새로운 트렌드' 등의 수식어
가 붙고 있다.

고봉종 대신증권 연구원은 "불닭볶음면은 비빔면류로 국물 라면과 분류가 다르다" 며 "업계 1위인 농심에서의 경쟁 제품도 없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양식품의 현재 주가 수준도 업계 평균과 비슷해 과열된 상황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투자시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나가사키짬뽕의 과거 전적을 감안하면 실적 추이를 보면서 삼양식품 투자를 고려하는 게 맞다" 며 "투자자들이 조심성이 많아져 조그만 악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