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TV 승부수 띄운 구본준
LG전자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라인업을 확대하며 적극적인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경쟁사들이 관망할 때 차세대 TV 시장에서 앞서 가겠다는 의도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사진)은 2일 시무식 직후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며 “시장 선점과 선도를 위해 투자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가전전시회인 CES 2014에 세계 최초로 개발한 77인치 초고화질(UHD) 곡면 OLED TV를 비롯해 55인치·65인치 OLED TV를 동시에 선보인다고 이날 발표했다.

LG는 77인치 곡면 OLED TV를 단순한 전시용 제품이 아니라 상용화 제품으로 개발, 올 상반기 안에 시장에 출시키로 했다. 이인규 TV사업담당 전무는 “다양한 OLED TV를 지속 선보여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향후 대중화될 OLED TV 시장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OLED TV 투자에 적극적인 회사는 LG가 유일하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월 7000억원을 들여 경기도 파주 M2라인 공사를 시작했고, 올해부터 월 2만6000장(유리기판 투입 기준) 규모의 대형 TV용 OLED 패널을 생산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이를 기반으로 초반 OLED TV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반면 삼성은 OLED TV보다는 액정표시장치(LCD)를 구부려 곡면으로 만들고 100인치 이상으로 화면을 초대형화한 TV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전자에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도 OLED TV 라인업을 확대하기보다는 대형 LCD 패널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일본 소니와 파나소닉도 OLED TV 공동 개발을 중단했다.

OLED TV는 비싼 가격 때문에 아직 대중화되지 않고 있지만 성장 잠재력은 상당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OLED TV 시장 규모가 올해 18억7855만달러에서 2015년 72억8828만달러, 2016년 104억1318만달러로 커갈 것으로 전망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