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오는 8월께부터 수상비행기를 이용한 관광이 시작된다. 최근 정부가 충북 제천시에 청풍호 수상비행장 설치 허가를 국내 처음으로 내줬기 때문이다. 시는 이에 따라 국·시비 각 10억원씩 모두 20억원을 들여 3월부터 청풍면 교리 청풍호에 수상비행장을 설치한다. 시 관계자는 “수상비행장 설치는 국내 첫 사례”라며 “수상비행장이 완공되면 비행 체험 관광, 산불 감시, 각종 행사 지원에 수상비행기를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간사업자 공모로 운영

1일 제천시에 따르면 수상비행장은 청풍호 내 7만2231㎡에 활주로 부표(길이 200m, 폭 60m), 착륙대(3만6000㎡), 유도수로(2만4000㎡), 선회구역(1만1304㎡), 탑승장(927㎡) 등을 조성해 건설한다. 시 관계자는 “지난달 서울지방항공청으로부터 청풍호 수상비행장 설치 허가를 받았다”며 “호수에 건설하는 비행장임을 감안해 시공과 운영에 환경 훼손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시는 당초 지난해 8월까지 수상비행장을 조성하려고 했다. 그러나 2012년 말부터 비행장 이·착륙 활주로가 하천 점용 허가 대상인지, 아닌지를 놓고 한국수자원공사 및 환경부와 협의를 벌이면서 사업이 늦어졌다. 시는 청풍호가 충주댐 뱃길 100리 중 풍광이 가장 아름답고 내륙의 바다라고 불릴 만큼 수상폭이 넓은 점 등이 수상비행장으로서 최적의 입지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제천시는 수상비행장 유치를 위해 전남(영암)을 비롯해 전북(새만금), 경남(고성, 사천), 경기(화성)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수상비행기 도입 및 부대시설 운영은 민간사업자가 맡는다. 시는 조만간 수상비행기를 포함한 총 투자 규모 20억원의 민간사업자 공모를 낼 계획이다. 수상비행기는 6인승의 캐나다 DHC-2(사진)를 도입한다. 이·착륙 거리가 각각 500m, 300m로 짧아 안전성이 높은 비행기라는 평가다. 시는 이 비행기를 타고 관광할 예상 이용객을 연간 2500명 이상으로 보고 있다.

○수상비행장 전국에 10곳 설치

국내 민간 비행장은 충남 태안과 제주 정석비행장 등 2개뿐이다. 또 전국 28개 경량 항공기급 이하 이·착륙장 대부분은 하천 부지나 간척지를 임시로 활용해 인프라가 열악하다. 정부는 이 같은 인프라 부족이 항공 관광·레저 활성화에 걸림돌이 된다고 보고 2011년 수상비행장 설치 계획(2011~2015년 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15년까지 청풍호 수상비행장을 포함해 전국에 총 10개를 설치하기로 했다.

제천 수상비행장은 앞으로 국내 수상비행장의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항공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제천 수상비행장이 운영되면 충북지역 관광산업도 크게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제천=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