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군, 반군 총공격 개시 예상…아프리카연합, 남수단에 제재 경고

한빛부대가 주둔한 남수단 종글레이주(州)의 주도 보르 인근에서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발생했다.

정부군인 인민해방군(SPLA) 대변인 필립 아구에르는 31일(현지시간) "반군이 보르를 다시 장악하려고 정부군과 교전을 벌이고 있다"며 "보르 북쪽에서 총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아구에르는 또 반군이 총공격이 조만간 개시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오늘 아침에도 보르 시내에서 충돌이 있었다.

보르에 주둔하는 정부군은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니알 마자크 니알 보르시 시장도 보르에서 북쪽으로 30㎞가량 떨어진 마티아 지역을 '백군'으로 알려진 반군이 공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백군이) 마티아 마을을 공격해 주민을 살해하고 민가를 불태우고 있다"며 마을 주민에게 보르로 도피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남수단 수도 주바에서 북쪽으로 200km 거리에 있는 보르는 지난 24일 정부군이 반군을 몰아내고 탈환한 곳이다.

마이클 마쿠에이 루에트 남수단 정보장관 역시 보르 외곽에서 정부군과 반군이 충돌했다고 확인했다.

루에트 정보장관은 앞서 이날 2만5천명 규모의 백색군이 보르를 향해 진격하고 있어 대규모 전투가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교전에 따른 사상자 규모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레이첼 니예다크 폴 정보부 차관은 보르 지역에서 퇴각하도록 반군을 설득 중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아프리카연합(AU)은 이날 성명을 내고 2주간 폭력 사태가 발생한 남수단에 일부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프리카연합은 "국민을 폭력 사태로 몰아넣은 모든 세력과 부족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폴 차관은 백군의 주요 구성원인 누에르족의 관리를 통해 백군 지휘관과 수차례 통화해 현재의 정치적 위기가 인종 갈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개입을 삼가라고 촉구했다고 CNN에 말했다.

오랜 내전 끝에 2011년 수단으로부터 독립한 남수단에서는 지난 15일 살바 키르 대통령의 정부군과 지난 7월 해임된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을 지지하는 반군이 수도 주바에서 교전을 벌였다.

키르 대통령은 딘카 족이고 마차르 전 부통령은 누에르 족이다.

벌레를 퇴치하려고 온몸에 흰색 재를 발라 '백군'으로 불리는 반군은 대부분 누에르족 출신으로 1991년 보르에서 발생한 딘카족 학살에도 관여했다.

유엔은 2주간 이어진 남수단 분쟁으로 1천명 이상이 숨지고 18만명 가량의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제사회는 분쟁 종식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키르 대통령과 마차르 전 부통령에게 거의 매일 전화해 대화를 통해 사태를 해결해 달라는 뜻을 전달했다.

남수단에 파견된 도널드 부스 미국 특사도 협상이 곧 시작될 수 있다고 전해왔다고 이날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이 말했다.

같은 날 남수단 주바를 방문해 키르 대통령과 만난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도 반군 측 마차르 전 부통령에게 31일까지 휴전안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282명의 장병으로 구성된 한국의 한빛부대는 지난 4월 초 본진이 현지에 도착해 재건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