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가 지난 4월 마스터스 2라운드 15번홀에서 세 번째 샷이 해저드에 빠지자 드롭하고 있다. 한경DB
우즈가 지난 4월 마스터스 2라운드 15번홀에서 세 번째 샷이 해저드에 빠지자 드롭하고 있다. 한경DB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올해의 ‘반칙왕’이 됐다. 우즈는 25일(현지시간) 미국 골프채널이 선정한 ‘10대 골프룰 위반 사건’에 1·2·4·6위 등 총 네 차례나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지난 4월 마스터스 2라운드 15번홀(파5)에서 나온 드롭 실수가 1위였다. 세 번째 샷한 볼이 깃대를 맞고 해저드에 빠지는 불운을 당한 우즈는 원래 볼이 있던 위치보다 2야드 뒤에서 드롭했다. 미국의 시니어프로 데이비드 에드거는 “우즈가 가능한 한 볼의 원위치에 가까운 지점에서 공을 드롭해야 한다는 골프룰을 위반했다”고 경기위원회에 전화로 제보했다. 우즈는 오소(誤所·잘못된 장소)플레이에 따른 2벌타를 부과하지 않은 잘못된 스코어카드에 사인한 뒤 제출해 실격이 명백했다. 그러나 경기위원회의 재량으로 실격을 주지 않고 2벌타만 부과하는 것으로 마무리해 이 사건은 ‘타이거 드롭게이트’로 불렸다.

타이거 우즈 '올해의 반칙왕' 굴욕
2위도 우즈였다. 9월 BMW챔피언십 2라운드 1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한 공이 그린 옆 숲속으로 들어간 우즈는 샷을 하기 전 공이 미세하게 움직였으나 공을 원위치하지 않고 그대로 플레이했다. 경기위원회는 시청자들의 제보와 프리랜서 비디오 촬영가가 찍은 영상을 확인한 결과 공이 움직였다고 판단했다. 우즈는 오소플레이로 2벌타를 받았다. 우즈는 볼이 제자리에서 진동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우즈는 벌타를 받은 뒤 “나는 다른 어느 선수보다 TV에 많이 나온다”며 “TV의 영향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이에 따른 구체적인 규칙도 정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우즈의 반발은 룰 개정으로 이어져 내년 1월1일부터 고화질(HD) TV, 디지털 리코딩, 온라인 비주얼 미디어로 공의 움직임을 포착했더라도 플레이 당시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았을 경우 움직인 것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앞으로 시청자들의 룰 위반 제보는 받지 않겠다는 얘기다.

5월 우즈의 플레이어스챔피언십 4라운드 ‘드롭 논란’은 4위였다. 우즈는 14번홀(파4)에서 티샷이 훅이 나 페어웨이 왼쪽 해저드에 빠지자 최후로 해저드 경계선을 넘어간 지점 옆에 드롭하고 플레이했다. 그러나 우즈의 볼이 티샷 직후에 곧바로 해저드 쪽으로 날아갔기 때문에 우즈는 해저드 후방에 드롭하고 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우즈는 2타 차로 우승컵을 안았다.

1월 유러피언투어 아부다비HSBC골프챔피언십 2라운드의 룰 위반은 6위에 선정됐다. 우즈는 5번홀에서 티샷한 볼이 모래 위 덤불 속에 박히자 ‘지면에 박힌 볼’ 규정을 들어 무벌타 드롭을 했다. 그러나 우즈의 볼이 멈춘 곳은 모래 구역으로 ‘지면에 박힌 볼’ 규정 자체를 적용할 수 없었다. 우즈는 2벌타를 받고 1타 차 커트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슬로플레이로 2벌타를 받은 중국의 14세 소년 골퍼 관톈랑이 3위에 올랐고 솔하임컵 첫날 해저드 드롭 판정 오심이 5위였다.

7위는 사이먼 다이슨(영국)의 스파이크 자국 수리였다. 다이슨은 유러피언투어 BMW마스터스 2라운드 8번홀 그린에서 마크한 곳과 홀 사이의 한 지점을 공으로 누른 것이 시청자의 제보로 뒤늦게 발각돼 실격됐다. 퍼팅 그린에서 볼 마크와 오래된 홀 자국은 수리할 수 있으나 스파이크 자국 같은 퍼트 라인상의 자국은 고칠 수 없다. 유러피언투어는 다이슨의 위반에 고의성이 짙다며 18개월 출전 금지와 500만원의 벌금까지 부과했다.

8위는 제프 오버턴(미국)의 라운드 도중 퍼팅 연습 기구 사용이었다. 오버턴은 크라운플라자 인비테이셔널 3라운드 10번홀에서 샷을 기다리던 중 인근 연습 그린에서 퍼트 연습을 할 때 정렬 막대기를 사용해 실격 처리됐다.

뉴질랜드의 닉 길레스파이가 호주 빅토리언오픈챔피언십에서 스코어카드에 사인하지 않고 제출해 실격 처리된 것이 9위였다. BMW챔피언십 3라운드 14번홀에서 저스틴 로즈(영국)가 공 뒤에서 연습 스윙을 하던 중 디보트가 공을 맞혀 1벌타를 부과받은 사건은 10위였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