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이 3주일째 접어들면서 고속철도(KTX)와 수도권 전철은 물론 화물열차 운행률이 전주보다 최대 10% 이상 줄어들게 돼 승객과 화물 운송 차질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용객 불편 가중

철도파업 3주째…운행 10% 이상 줄어
코레일은 23일부터 KTX와 수도권 전철 운행률을 각각 평시 대비 73%와 85.3%로, 화물열차는 30.1% 수준에서 감축운행에 들어간다. 코레일 관계자는 “파업 대체인력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어 안전운행을 위해 추가 감축운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파업 이전 하루평균 200회 운행하던 KTX는 이날부터 146회로, 수도권 전철은 2065회에서 1770회로 감소한다. 하루평균 10만여명이 이용하는 KTX 경부선과 코레일이 서울메트로와 공동운행하는 서울 지하철 1, 3, 4호선과 분당선의 경우 배차 간격이 길어짐에 따라 이용객들의 불편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화물열차의 경우 파업 이후 줄곧 평시 대비 30% 수준 운행에 그쳤던 만큼 파업 장기화에 따른 산업계 피해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미 강원 영월 등 시멘트 주요 생산 공장 중 일부는 원료가 제대로 운송되지 못해 가동이 중단됐다. 컨테이너 화물로 항만으로 이동되는 석유화학제품을 비롯해 해외로 수출되는 공산품들도 제때 수송되지 못하면서 수출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화물열차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른 ‘필수유지 사업장’이 아니어서 파업이 길어지더라도 운행률을 올리기가 쉽지 않아 파업 중단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30일부터 운행률 60%대로

코레일은 철도파업이 지속되면 오는 30일부터는 KTX와 수도권 전철 등 주요 열차의 운행률을 필수유지 수준인 평시 대비 65.9%까지 감축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KTX와 수도권 전철은 각각 평시 대비 57%와 73.9%만 운행된다. 화물열차의 경우 필수유지 운행률은 0%이지만 물류 운송 차질을 감안해 30% 수준은 유지할 방침이다.

철도노조 지도부 체포와 77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소송 청구 등 전방위 압박으로 파업 복귀자가 늘고 있는데도 열차 운행률이 떨어지는 것은 복귀자 수만큼 대체인력을 업무에서 제외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철도운행에 필수적인 기관사 복귀율이 역무원과 시설관리원 등 다른 직종보다 낮은 것도 이유다.

코레일에 따르면 22일 오후 6시 기준으로 파업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한 노조원은 1092명으로 복귀율은 12.5%에 달한다. 하지만 기관사들의 업무 복귀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기관사들이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온 동료들의 눈치를 보고 있어 복귀율이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기관사들이 복귀하더라도 승객 안전 등을 고려해 복귀 기관사를 대상으로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하는 ‘기관사 적합성검사’를 실시해 운행 가능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철도 운행률이 높아지려면 통상 하루 정도는 걸린다는 게 코레일의 설명이다. 코레일은 노조의 장기파업에 대비해 내년 1월6일 이후에는 필수유지 대상이 아닌 화물열차는 운행을 전면 중단한다는 계획도 세운 상태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