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이 29일 고려대와 메가스터디에 확인한 결과 전 씨는 수시에서 고려대 의대(일반전형)에 지원했다. 지난 16일 치러진 고려대 자연계 논술고사에도 응시해 다음달 7일 최종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묘하게 됐다. 전 씨는 서울대 의대 진학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자연계 유일한 만점자인 전 씨가 수능 위주의 정시전형에 지원하면 서울대 의대에도 충분히 합격할 수 있다.
그러나 이에 앞서 수시전형으로 고려대 의대에 합격한다면 올해 정시에 지원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상황에 따라 수시 논술에 미응시한 뒤 정시에 지원하는 방법을 쓰기도 하지만 전 씨는 이미 논술에도 응시했다.
따라서 전 씨가 정시전형에서 서울대 의대에 지원하기 위해선 반드시 고려대 의대 수시전형 불합격 통보를 받아야 한다.
전 씨가 대입을 준비하며 다닌 메가스터디 학원 관계자는 "(전 씨가) 고려대 의대 수시전형에 응시해 논술까지 치른 상황"이라며 "정시 응시 기회가 주어질 경우 서울대 의예과에 지원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시 결과에 따라 어떻게 대처할지 본인도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전 씨가 고려대 의대 수시전형에 합격할 지는 미지수다. 전형의 특성상 논술과 학생부 성적으로 선발하기 때문이다. 수능 성적은 '최저학력기준' 통과 여부만 따진다.
고려대 이정석 입학관리팀장은 "해당 전형은 논술과 학생부 성적으로 당락이 결정되므로 수능 만점자라고 해도 유리할 게 없다"며 "수능 성적은 최저요건만 충족하면 되고, 논술과 학생부로만 합격·불합격을 가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가난한 집안 형편에도 열심히 공부해 만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전 씨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언론에 알려진 것처럼 집안이 가난하지 않으며 남 부럽지 않게 살고 있다"며 "재수(반수)와 삼수 모두 서울의 유명 학원에서 하는 등 사교육도 많이 받았다"고 고백했다. "지방의 영웅도 아니고 대치동(유명 학원가)을 격파하지도 않았다"고도 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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