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이 시험 문제에 오류가 있다며 집단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험생 38명은 “세계지리 8번 문항의 정답을 2번으로 결정하고 이를 토대로 수능 등급을 결정한 것을 취소해달라”는 취지의 소장을 서울행정법원에 냈다.

수험생들은 “8번 문항의 지문은 객관적으로 틀린 지문으로 평균 수준의 수험생이 답을 고를 수 없게 만들었다”며 “이 문제는 ‘정답 없음’ 처리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 세계지리 8번 문항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유럽연합(EU)과 관련해 옳은 설명을 고르는 문제다. 교육과정평가원은 ‘EU가 NAFTA보다 총생산액의 규모가 크다’는 보기 ㉢이 맞는 설명이라고 보고 출제했다. 이에 따르면 정답은 2번이 된다.

그러나 수험생들은 “총생산액은 매년 변화하는 통계수치”라며 “이 문제에서는 어느 시점으로 비교할지 기준시점을 제시하지 않아 문제 자체에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문제에 제시된 그림 표시처럼 기준 시점을 2012년으로 본다면 당시 EU의 실제 총생산액은 17조730억1100만달러이고 NAFTA는 18조6220억9200만달러가 돼 NAFTA가 더 규모가 커진다”며 “보기 ㉢이 포함된 2번은 정답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수험생들은 수능 성적이 발표되기 전 평가원 측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평가원은 “세계지리 교과서와 EBS 교재에 EU가 NAFTA보다 총생산액 규모가 크다는 일반적 내용이 있고 2007~2011년 통계도 그러하다”며 2번을 정답으로 해 성적을 발표했다. 이에 수험생들은 “평가원의 판단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소송을 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