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연구개발(R&D) 비용 조달 등을 위해 1000억원의 유상증자 및 주당 0.05주의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증권가에서는 주식가치 희석에 의한 단기 주가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29일 이정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 예정가 10만원 기준으로 신주 발행수는 현재 주식수 대비 12.1%고, 무상증자로 인한 주식수 증가는 5.6%로 유무상증자가 완료되면 현재보다 주식수가 17.7% 증가하게 된다"며 "주식수 증가로 인한 주당순이익(EPS) 희석으로 단기 주가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조달자금의 사용처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태희 NH농협증권 연구원은 "R&D 비용 800억원 중 약 500억원이 당뇨병치료제 'LAPS-Exendin4'의 글로벌 후기 임상2상에 사용될 계획"이라며 "경구제가 아닌 주사제란 점에서 제품 출시 후 시장성이 고민스럽다"고 했다.

또 보유주식 처분이 아닌 유상증자를 선택했다는 점 역시 기존 주주에게 아쉽다는 평가다. 한미약품이 보유한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동아에스티, 크리스탈 등의 주식가치는 전날 종가 기준으로 약 676억원이다.

증자에 따른 EPS 희석으로 국내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하향조정도 이어졌다. NH농협증권(17만5000원→14만4000원) 동양증권(16만원→13만원) 삼성증권(15만원→12만7000원) 등이 목표주가를 낮췄다. 한미약품의 전날 종가는 12만7000원이다.

그러나 이번 증자로 인한 단기 주가하락이 추세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이정인 연구원은 "이번 증자가 자금사정에 문제가 있어 하는 것이 아니고, 내년 회사의 기업가치도 탄탄하기 때문"이라며 "한미약품의 주가 반등은 중국 정부 규제에 따른 북경한미의 성장둔화 해소와 해외매출 가시화에 대한 신호가 확인되는 시점에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