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근의 '공간' 김창일 회장이 인수
충남 천안시 아라리오그룹을 이끄는 김창일 아라리오갤러리 회장(62·사진)이 건축가 김수근(1931~1986)의 역작인 공간종합건축사무소(공간) 사옥을 사들였다.

김 회장은 25일 서울 원서동 공간종합건축사무소 법정관리인으로부터 ‘김수근 작업실’을 보존하는 등 공간 사옥을 훼손하지 않는 조건으로 매각 대금 150억원에 인수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앞으로 공간사옥을 공공을 위한 미술관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내부 공사 등을 거쳐 내년 9월 아라리오미술관(가칭)으로 정식 개관할 예정이라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건축물이자 각종 시각예술, 김덕수 사물놀이 공연, 공옥진 병신춤 등의 자취가 배어 있는 공간 사옥이 지난 21일 공개 매각에서 유찰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무척 안타까웠다”며 “문화적으로 많이 성장한 한국이 이 같은 유서 깊은 공간 하나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인수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과 천안에 대규모 화랑을 운영 중인 김 회장은 1978년 천안 공용자동차 정류장사업을 시작해 유통, 버스터미널, 영화관, 외식, 미술 영역까지 확장했다. 2011년 신세계와의 경영제휴로 신세계백화점 충청점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가로 성공을 거둔 김 회장은 국내 최고 미술품 컬렉터이기도 하다. 미국 미술잡지 아트뉴스가 선정한 ‘세계 200대 컬렉터’에 다섯 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