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맞아? 프리미엄 패딩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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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 넘는 캐나다구스·몽클레르…없어서 못 팔아
2013년 판매 최대 5배 늘어…디자인·보온성 동시 갖춰 인기
"해외보다 30% 이상 비싸"…'新 등골 브레이커' 논란도
2013년 판매 최대 5배 늘어…디자인·보온성 동시 갖춰 인기
"해외보다 30% 이상 비싸"…'新 등골 브레이커' 논란도

○프리미엄 패딩, 불황 속 대호황

이 백화점 에비뉴엘(명품관)에 입점한 몽클레르는 올 들어 월 평균 1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백화점 패션매장에서 통상 월 매출 3억원을 넘으면 성공한 브랜드로 꼽힌다. 몽클레르의 주력 제품인 여성용 ‘프라곤’은 247만원, ‘난테스퍼’는 219만원이다.
롯데백화점이 에비뉴엘과 잠실점에서 판매하는 캐나다구스도 매출이 월 7억원을 넘고, 지난달 입점한 ‘노비스’는 한 달 만에 4억원어치를 팔았다. 캐나다구스의 인기 제품인 ‘익스페디션’은 한 벌에 125만원이고, 노비스 역시 주력 품목 가격대가 100만~150만원이다.
현대백화점은 올 들어 프리미엄 패딩 매출이 1년 전보다 460% 뛰었다. 프리미엄 패딩이 대박 조짐을 보이자 작년 8개였던 브랜드를 올해 18개로 대폭 늘렸다. 올 9월에는 캐나다구스, 몽클레르와 함께 세계 3대 브랜드로 꼽히는 파라점퍼스를 압구정본점에 독점 유치했다. ‘ADD’ ‘샘엔와이씨’ 등의 새로운 브랜드를 모은 프리미엄 패딩 편집매장도 개설했다.
○가격 불문, 기능보다 패션
선뜻 지갑을 열기 힘든 높은 가격에도 이렇게 잘 팔리는 이유는 뭘까. 이혁 롯데백화점 해외패션팀 상품기획자(MD)는 “기능성 중심인 아웃도어 패딩에서 패션을 강조한 프리미엄 패딩으로 유행이 바뀌었다”며 “인기 제품이 품귀 현상을 빚는 등 ‘이슈몰이’를 하면서 관심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보온성’과 ‘스타일’을 동시에 잡은 점을 꼽는다. 극지대 탐험대가 입을 만큼 따뜻하면서 디자인은 고급스럽다는 것이다. 너무 튀는 아웃도어 패딩 혹은 너무 딱딱한 정장 코트에 비해 비즈니스 캐주얼에 잘 어울리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국내 가격 거품 논란도
하지만 소비자의 과시욕을 자극하는 마케팅에 의존하고 있다는 비판도 만만찮다. 갤러리아명품관에 들어온 이탈리아 프리미엄 패딩 ‘에르노’는 고급 제품이 300만원을 넘기도 하지만 ‘청담 패딩’이라는 별명을 얻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중·고등학생들의 갖고 싶은 옷 1순위로 떠오르면서 학부모 사이에서 ‘신(新) 등골 브레이커’(너무 비싸 부모 등골이 깨진다는 뜻)라는 말까지 나왔다. 2~3년 전 ‘노페’(노스페이스)에 이어 요즘은 캐나다구스와 몽클레르의 앞글자를 딴 ‘캐몽’이 새 등골 브레이커로 불리는 것이다.
병행수입품이 대거 들어오면서 폭리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백화점 정가가 125만원짜리인 캐나다구스 익스페디션의 경우 소셜커머스에서 90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업체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몽클레르를 수입 판매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은 “대부분 품목은 국내 가격이 외국 가격보다 30~35% 높은 수준”이라며 “물류비와 세금을 감안해 적정 수준에서 책정한 가격”이라고 반박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