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새벽 유니클로 강남역삼점 앞에 사람들이 늘어서 있다.
22일 새벽 유니클로 강남역삼점 앞에 사람들이 늘어서 있다.
22일 새벽 5시40분, 해도 채 뜨지 않았지만 서울 강남역 인근 유니클로 강남역삼점 앞에 긴 줄이 섰다. 목도리와 패딩을 두른 100여 명의 사람들이 발열내의 '히트텍'을 절반 가격에 사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며 초겨울 추위를 견뎠다.

이날 한국에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새벽 6시 113호점인 강남역삼점을 새로 열었다. 이와 함께 개점일 강남역삼점 매장을 방문한 고객 선착순 500명에게 1인당 2점 한정으로 히트텍을 50% 할인한 9900원에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히트텍을 절반 값에 살 수 있다는 소식에 이른 새벽부터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렸다.

대학생 구승연 씨는 "군대 간 남동생을 위해 상의인 크루넥 히트텍을 사러왔다"며 "친구와 함께 새벽 5시부터 기다렸다"고 말했다.

김성혜 씨(가명)는 "그동안 내복을 입어보지 않았지만 주변에서 좋다는 말을 듣고 마침 할인 행사가 있어 히트텍을 사러왔다"며 "새벽 4시부터 남편과 함께 기다렸다"고 말했다.

직장인들도 눈에 띄었다. 새벽 4시40분부터 기다렸다는 이정연 씨는 "직장인이지만 금요일이어서 크게 부담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히트텍을 구입한 뒤 회사에 출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추위에 떠는 사람들에게 유니클로 직원들은 히트텍을 구매할 수 있는 쿠폰과 함께 이벤트로 어묵을 나눠줬다. 유니클로 측에 따르면 새벽 6시 개점 직전 당시 매장 앞에 모인 인원은 300여 명으로 추산됐다.

22일 새벽 유니클로 강남역삼점 개장을 기다리며 한 소비자가 광고지를 읽고 있다.
22일 새벽 유니클로 강남역삼점 개장을 기다리며 한 소비자가 광고지를 읽고 있다.
유니클로가 일본에서는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의미로 히로시마의 제 1호점 개점 당시 영업시간인 새벽 6시에 맞춰 매장을 여는 세일행사를 진행했지만 한국에서 새벽 개점 이벤트는 처음이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아침에 강남역에 도착하는 고객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이벤트를 기획했다. 직장이나 학교에 가기 전 고객들이 매장에 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에프알엘코리아는 관계자는 "최대한 많은 고객들이 매장을 쉽게 방문할 수 있도록 새벽 개점을 시도했는데 예상보다 많은 고객이 매장을 방문했다"며 "강남점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았지만 주변에 패션 관련 매장이 많지 않아 새로운 상권 개척이란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고 자평했다.

이번 강남역삼점은 유니클로 강남상권의 7번째 지점이다. 2007년 개점한 대형점포인 강남점을 연 지 6년 만에 인근에 추가로 '강남역 2호점'을 연 것.

2005년 9월부터 한국시장에서 영업을 시작한 유니클로는 올해 들어 더욱 공격적으로 세를 넓히고 있다. 지난해까지 89개 매장을 세운 데 이어 올해 들어서만 23개 매장을 추가로 열었다. 이날 강남역삼점에 이어 29일에도 엔터식스(ENTER6) 상봉점을 개장하는 등 다음달 초까지 추가로 4개 매장을 출점할 계획이다.
22일 새벽 유니클로 강남역삼점 앞에 사람들이 늘어서 있다.
22일 새벽 유니클로 강남역삼점 앞에 사람들이 늘어서 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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