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수익률 보니…한국밸류·신영·에셋플러스 '최고'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CIO,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등 가치투자 전도사들이 운용하는 주식형펀드가 강력한 ‘올해의 펀드’ 후보로 떠올랐다.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해 주가가 오를 때까지 보유하는 가치투자 전략이 요즘 같은 박스권 장세에서 더욱 빛을 내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드림자산운용 메리츠자산운용 등이 굴리는 주식형펀드는 올해 내내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역시 가치투자”


18일 펀드 평가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를 100억원 이상 운용하는 46개 운용사 중 한국밸류운용의 수익률이 연초 이후 11.74%로 선두를 기록 중이다. 이 회사의 누적수익률 역시 36.26%로 압도적인 1위다. 이채원 CIO는 “소외된 종목 중에서 내재가치가 좋은 기업을 사는 게 가치투자의 핵심”이라며 “우리 회사에선 매니저 한 명이 펀드 한 개만 집중 운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영과 에셋플러스의 올해 수익률도 나란히 10%를 웃돌고 있다. 신영은 11.41%, 에셋플러스는 10.8%로 집계됐다. 4위인 베어링자산운용(4.79%)과 5위 코스모자산운용(4.67%)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1.78%였다.

반면 드림운용(-6.56%) 메리츠운용(-5.82%) 피델리티운용(-5.47%) 등은 한 해 동안 ‘거꾸로 투자’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잘못된 종목 선택과 함께 매매회전율이 높았던 게 실패 요인으로 꼽힌다. 회전율이 높을수록 거래비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드림운용의 회전율(6월 말 기준)은 617.5%, 메리츠운용은 422.2%로, 100% 안팎인 상위권 운용사들과 대조를 보였다.

○채권펀드 수익률은 ‘희비’


국내 채권형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모회사가 어디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보험회사를 관계사로 둔 운용사는 평균(1.84%)보다 높은 성적을 냈다.

흥국생명·화재의 관계사인 흥국자산운용이 2.93%로 최고였고, 현대해상 자회사인 현대인베스트먼트(2.78%), 알리안츠생명 관계사인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2.45%) 등도 상위권을 유지했다. 이에 비해 증권사를 관계사로 둔 현대자산운용(모회사 현대증권·0.61%)과 한국투자신탁운용(한국투자증권·0.69%)은 꼴찌였다.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국내 혼합형펀드 운용사 중에선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연초 이후 수익률이 6.97%로 가장 높았다. 베어링운용(5.68%) 한국밸류운용(5.08%) 등도 괜찮았다. 동부자산운용(-3.8%) 현대운용(-2.79%) 등의 수익률은 낮았다.

총 21조원 규모인 해외 주식형펀드 중에서 가장 뛰어난 수익을 기록 중인 회사는 얼라이언스번스틴이다. 올해 28.26%의 성과를 내고 있다. 토종업체인 유리자산운용이 26.1%, 에셋플러스가 18.31%로 뒤를 달리고 있다. 신흥국 펀드를 많이 내놓은 블랙록(-16.31%) 현대운용(-11.85%) 등과 대조를 보였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