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슈로더가 지난 14일 부터 이틀 동안 영국 런던 본사에서 ‘글로벌 미디어 콘퍼런스 2013’을 열었다. 앨런 브라운 시니어 어드바이저가 내년 투자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슈로더가 지난 14일 부터 이틀 동안 영국 런던 본사에서 ‘글로벌 미디어 콘퍼런스 2013’을 열었다. 앨런 브라운 시니어 어드바이저가 내년 투자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시장에는 ‘8조달러’라는 막대한 유동성이 풀려 있습니다. 자산시장 변동성은 커지겠지만 내년에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주식이 떠오르게 될 겁니다.”

자산운용 역사가 200년을 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슈로더(Schroders)의 2014년 투자시장 전망은 한마디로 ‘선진국 주식에 주목하라’로 요약된다. 영국 런던에서 지난 14~15일 열린 ‘글로벌 미디어 콘퍼런스 2013’에 슈로더는 42명의 소속 전문가를 동원해 내년도 글로벌 경제와 주식 및 채권시장을 전망하고, 유망한 투자전략들을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20여개국 100여명의 기자가 참석했다.

◆“미국주식, 절대 안 비싸다”

이번 콘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자산은 단연 선진국 주식이었다. 내년도 글로벌 경기 전망을 듣기에 앞서 콘퍼런스에 참석한 100여명의 기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도 응답자 52%가 내년도 유망한 투자자산으로 ‘선진국 주식’을 꼽았을 정도다.

조안나 샤트니 미국주식 담당 펀드매니저는 “저성장, 저금리 시대 주식투자자들에게 미국 주식은 ‘유토피아’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 몇 년과 비교해도 미국 경기는 눈에 띄게 강한 회복 국면에 진입해 있다”며 “미국 기업들의 이익이 미국 국내총생산(GDP)을 앞서면서 2013~2015년 5~10%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개인부채가 줄어들고, 주택·자동차 등의 소비가 바닥권을 벗어난 것은 물론 향후 고용지표들도 지속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선진국 중 가장 좋은 성장 스토리를 시현하고 있는 만큼 절대 비싼 수준은 아니라는 것. 그는 오히려 “S&P500의 경우 기업의 이익성장 속에 내년에도 6~11% 추가 상승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권 투자 매력 낮다

아자드 잔가나 유럽지역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이 지난 18개월간의 경기침체를 탈출한 징후를 많이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을 내놔 주목받았다. 그는 “아직 눈에 띄는 성장률은 아니지만 지난 2분기 벨기에, 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 영국, 포르투갈 등은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실질 GDP 증가율이 플러스로 전환했고, 이탈리아, 스페인 등도 가시적인 회복세가 기대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유럽주식과 유럽하이일드채권의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유럽주식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나 미국 등 다른 지역의 주식 대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저평가돼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업종별로 유틸리티, 금융, 통신 등이 역사적 평균 대비 저평가된 부문으로 제시됐다.

반면 슈로더 소속 전문가들은 채권자산은 지난 30년간의 호황을 누린 만큼 전반적으로 투자매력도가 떨어진 상태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유럽하이일드채권처럼 ‘스위트 스폿(sweet spot·이전에 누려보지 못한 호황)’을 내 줄 수 있는 상품에 국한해 선별적으로 투자할 것을 주문했다. 콘스탄틴 레이드먼 유럽·영국 크레디트펀드 매니저는 “미국에 비해 유럽이 상대적인 ‘안전지대’로 평가받고 있다”며 “다양한 유로하이일드 채권의 발행물량도 증가하면서 관련 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머징 주식 변동성 증가

이머징국가 주식에 대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국가별로 선별 투자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싸지만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머징 채권투자 역시 미국 중앙은행(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과 중국 정부정책의 실패, 과도한 일본 엔화 가치 하락, 인도네시아와 인도의 선거 등은 경계해야 할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다.

런던=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