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쩌다…증권사 '연말잔치' 잇단 포기
증권사들이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내년도 증시 전망을 발표하는 행사인 ‘연간전망포럼’을 속속 포기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연간전망포럼은 작년까지만 해도 ‘리서치센터의 연말 잔치’라고 불릴 정도로 증권사들이 매년 말 공들여 치르던 행사였다. 하지만 증권업황 부진이 지속되면서 증권사들의 비용 절감 필요성이 높아지자 금전적 효과가 불분명한 연간전망포럼이 우선적인 폐지·축소 대상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HMC투자증권은 작년까지 열었던 연간전망포럼을 올해부터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우영무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간전망포럼은 행사 개최 비용이 많이 들지만 투입 비용만큼 실질적인 매출 증대 효과가 뒤따르는 것도 아니다”며 “업계 트렌드를 고려해 올해부터 연간전망포럼을 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HMC 외에도 신영, 키움, 메리츠종금, NH농협, 동양, KTB투자증권 등도 올해 연간전망포럼 개최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 규모를 대폭 간소화한 증권사도 있다. KB투자증권은 올해 미디어데이를 개최하고 연간전망포럼을 대체했다. 한화투자증권은 기관투자가를 직접 방문해 내년 증시 전망을 설명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중소형 증권사는 물론이고 경기가 좋을 때 특급호텔 등을 빌려 연간전망포럼을 열던 일부 대형 증권사도 올해는 행사 규모를 크게 축소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연간포럼 장소로 본사 강당을 사용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