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리스=훈련비를 벌려고 ‘1달러 받고 키스해드립니다’ 행사를 벌였더니 50명이 줄을 섰다.

#상카=20달러에 널빤지를 샀다. 이걸로 푸시카트를 만들어 50달러에 팔려고 했는데 귀찮다.

#우사인 볼트=고향에서 삼성전자 광고를 찍고 10만달러를 받았다.

국내총생산(GDP)은 ‘한 나라에서 일정 기간 생산된 모든 최종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치’를 말한다. 하지만 데리스가 번 50달러는 GDP에 잡히지 않는다. 장부에 없고 세금도 안 낸 비공식거래, ‘지하경제’라서다. 아빠 구두 닦아 번 용돈, 대학생 과외소득부터 마약거래, 매춘 등도 정부 집계를 벗어난다. 지하경제가 크면 GDP 통계도 왜곡된다.

상카가 푸시카트를 바로 만들어 팔았다면 판매가 50달러가 GDP에 추가됐을 것이다. 중간재인 널빤지 가치 20달러는 최종재인 푸시카트에 포함돼 있으니 빼야 한다. 그런데 올해 푸시카트를 못 만들었다면, 중간재인 널빤지의 가치만 계산(재고투자)한다. 연간 GDP면 그해, 분기 GDP면 그 분기에 생산된 것이어야 한다. 10년 전 생산된 중고차 거래가 GDP에서 빠지는 이유다.

우사인 볼트의 경제활동은 자메이카 안에서 이뤄졌으므로 GDP에 포함된다. 자메이카 선수들은 올해 세계육상선수권에서 남녀 단거리 종목을 휩쓸며 ‘팍스 자메이카나’를 선언했다. 육상종목에서 자메이카는 뛰어난 교육 프로그램으로 인적자본을 쌓아가고 있다. ‘집에 물이 없어 수㎞를 뛰어 날랐다’는 볼트의 스토리는 광고, 교육, 관광 등에서 높은 부가가치를 생산한다. 국가 이미지와 국민 행복 등 GDP 바깥의 ‘무형자산’까지 감안하면 자메이카 경제는 더욱 많은 것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