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대와 대학원 졸업자 취업률은 떨어지고 전문대 졸업자와 마이스터고 등 고졸 취업률은 올랐다. 또한 전문직종 전공의 취업률이 높아 인재 채용시 대학 간판보다 전문적 능력을 중시하는 트렌드로 바뀌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의 '2013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DB) 연계 취업통계'를 발표했다.

교육부는 인턴십 같은 일시적 취업이나 비정규직 취업 등 허수를 빼기 위해 건보 DB 연계 취업률을 집계해 발표하고 있다. 이번 통계는 지난해 8월과 올해 2월 졸업한 전국 552개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55만5142명을 조사한 것이다.

○ 취업률 전문대↑4년제↓… '구체적 진로' 전공 취업률 강세

올해 취업통계에 따르면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전체 취업률은 59.3%(28만6896명)로 지난해(59.5%)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전문대학은 뜨고 4년제대는 지는 추세란 점이 특징이다.

전문대 취업률은 60.8%에서 61.2%로 올라간 반면 4년제대는 56.2%에서 55.6%로, 일반대학원은 69.7%에서 68.9%로 떨어졌다. 1년 새 전문대와 4년제대 졸업자 취업률 격차가 1%P 더 벌어져 5%P 이상 차이가 나게 됐다.

대학 전공 계열별 취업순위를 살펴보면 전문대는 교육계열(81.9%), 4년제대(71.1%)·대학원(85%)은 의약계열이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대체로 입학과 동시에 취업 진로가 구체화되는 전공의 취업률 강세가 뚜렷했다.

취업률이 높은 세부 전공 역시 전문대는 유아교육(82.3%) 유럽·기타어(79.5%) 농수산(75.7%), 4년제대는 의학(86.1%) 치의학(84.3%) 초등교육학(78.5%), 대학원은 의학(89.5%) 간호학(89.1%) 반도체·세라믹공학(85.8%) 등의 전공이 각각 상위권에 포진했다.

○ 고교생 직업전문가로 육성… 기업들 전문인력 양성에 앞장

주목할 점은 고교생의 조기 직업전문가 육성이다. 교육부는 올해 취업 동향의 특징으로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의 강세를 꼽았다. 특히 2010년 출범 이후 올해 첫 졸업자를 배출한 마이스터고의 취업률은 무려 90.3%에 달했다.

직업교육으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마이스터고 취업률이 좋은 결실을 보인 것은 정부도 기대를 갖는 대목. 앞서 정책적으로 지원해 온 '선(先)취업 후(後)진학' 시스템이 성과를 거두며 학력이 아닌 능력 중심 인재채용 사례로 정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체 취업 후 경력을 쌓은 뒤 대학에 진학, 실무 능력을 갖춘 인재를 전문가로 양성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기업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현대차는 마이스터고 2학년 우수학생을 선발해 학업보조금을 지급한다. 해당 학생들은 전문교육을 받고 졸업 후 곧바로 취업할 수 있다. 수도전기공고는 한국전력공사, 부산자동차고는 르노삼성자동차 등과 협약을 맺고 전문분야 인재 육성에 힘쓰고 있다. 두산그룹은 연계 학교에 '두산반'을 만들어 입사를 원하는 학생들에게 업무 관련교육 후 채용한다.

취업 관계자들은 "박근혜 정부가 '스펙 초월 채용'을 강조하고, 능력중심 인재선발 노력이 확산되고 있어 점차 학력 장벽이 허물어질 것"이라며 "대졸 취업률과 대학 진학률은 떨어지고 고졸 취업에도 주목하는 추세인 만큼 고졸이나 전문대 졸업자도 노력하면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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