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7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서비스산업 선진화 국제포럼’에 참석자들과 입장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에르베 마트 프랑스 에섹대 서비스혁신연구소장 , 현 부총리,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7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서비스산업 선진화 국제포럼’에 참석자들과 입장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에르베 마트 프랑스 에섹대 서비스혁신연구소장 , 현 부총리,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세계에서 모바일 뱅킹이 가장 활성화된 나라는 어디일까요. 미국일까요. 아니면 한국일까요.”

서비스산업 혁신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에르베 마트 프랑스 에섹대 서비스혁신연구소장이 7일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 주관으로 열린 ‘서비스산업 선진화 국제포럼’에서 던진 질문이다.

마트 소장은 “믿기 힘들겠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프리카 동부에 있는 케냐”라며 “케냐는 4000만명의 인구 중 1200만명(30%)이 문자메시지를 통한 모바일뱅킹 서비스 엠페사(M-PESA)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처럼 은행이나 현금인출기가 많지 않고, 컴퓨터 보급률이 10%에 불과한 상황에서 휴대폰을 이용한 맞춤형 아이디어를 고안했다”며 “이처럼 서비스산업 혁신은 바로 우리 생활 속에 있다”고 강조했다.

‘창의와 혁신의 유입을 통한 서비스산업의 성장엔진화 전략’이란 주제로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이날 포럼에서는 서비스산업 혁신에 성공한 기업들의 사례를 조명, 한국의 서비스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황준욱 소수연구원 대표는 ‘생활 속 서비스산업 혁신’을 강조하며 ‘공유’와 ‘연결’을 기반으로 성공한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기업 에어비앤비(airbnb)를 소개했다. 에어비앤비는 세계 각지의 비어 있는 방, 집, 별장 등을 인터넷상에서 여행자와 연결시켜 주는 업체로 설립 5년 만인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그는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보다는 기존에 있는 것에서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트 소장은 “스페인 패션업체 자라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이 무엇인지 판단하고, 2~3주 만에 새로운 제품을 생산한다”며 “제조업에도 서비스 개념을 도입해 재고를 줄이고,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만족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의 성공 포인트인 ‘기술’과 ‘상품의 질’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소비자의 구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성공 비결이라는 얘기다.

야리 쿠시스토 핀란드 바사대 리서치센터 소장은 한국 서비스산업의 미래에 대해 “제조업은 인력이 풍부하고 투자 규모가 클수록 유리한 ‘규모의 경제’ 형태를 띠지만 서비스업은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지식 집약적인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정보기술(IT)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고, 인재가 풍부한 한국은 서비스산업이 발전하기에 좋은 여건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 전문 투자회사 알토스벤처스의 한킴 대표는 “시장의 역동성이나 인구 밀도 등을 보면 한국시장은 충분히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의료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 부총리는 포럼 축사 후 기자와 만나 “의료 분야는 자본집약적이기 때문에 규제가 많아선 안 된다”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개방하고, 파이낸싱(대출)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