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에 '제2의 동양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계열사 리스크로 인해 증권사의 영업기반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금융본부 FI실 팀장은 6일 오후 여의도 우리투자증권에서 '증권회사의 계열 리스크 수준'에 대해 발표했다.

박 팀장은 "계열사 리스크에 따른 증권사의 평판 악화 시 동양 사태와 같은 영업기반 훼손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계열사 리스크가 현실화되기 전에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열사 리스크는 비금융계열사의 재무 위험이 계열 증권사에 전이되는 것을 말한다.

동양그룹은 지난 9월과 10월 동양과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동양시멘트, 동양네트웍스 등 총 5개 계열사의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계열사 리스크로 동양증권에 대한 고객 신뢰도가 저하, 대규모 자금 인출 사태가 발생했다. 동양증권의 분쟁조정 신청건수는 9월30일~10월23일 1만7044건을 기록했다.

박 팀장은 계열사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는 요인으로 △계열 관련 자산 익스포저 △평판 위험 △계열채권 판매 관련 위험을 꼽았다.

한국기업평가가 맡고 있는 삼성증권 현대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9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기자본 대비 계열 자산 익스포저의 비중은 0~5% 중반 수준으로 높지 않은 편이었다.

그는 "계열사 보유 자산이 감소하면 자본완충력의 저하 위험이 있다"며 "9개 증권사의 자기자본 규모는 계열 리스크가 발생해도 감내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2010년 1월부터 올 9월까지 계열사의 회사채 발행액 대비 증권사 인수액의 비중은 6~30% 중반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양의 경우 모집주선의 비중이 88.4%에 달했다.

박 팀장은 "계열 자산 익스포저와 채권 관련 위험은 비교적 안전한 편이었지만 계열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유동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계열사 재무건전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