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이 소집한 회의에서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서기가 심한 질책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8일 베이징 톈안먼 앞에서 벌어진 테러 때문이다. 중국 당 중앙은 자치구 당 위원회 상위 직책을 겸하고 있는 신장군구 사령원을 당 위원회에서 해임했다.

홍콩 명보는 톈안먼 차량 돌진 사건 다음날 베이징에서 소집된 정치국 회의에서 당 지도부가 진노해 이 회의에 참석하려고 우루무치에서 달려온 장춘셴 신장 당서기를 호되게 비판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장 서기는 현지에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싹부터 잘라내지 못한 데 대해 비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는 정치국원 25명 가운데 아일랜드를 방문 중인 마카이 부총리와 당일 러시아 방문을 위해 떠난 쉬치량 중앙군사위 부주석을 제외한 23명이 참석했다.

이번 사건이 테러로 규정됨에 따라 국가 반(反)테러공작영도소조 조장을 겸하는 궈성쿤 공안부장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 신장군구 사령원인 펑융 중장은 자치구당위원회 상위에서 면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언론은 펑 사령관의 면직 이유는 언급하지 않고 후임으로 류레이 신장군구 정치위원이 임명됐다고만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베이징에 있는 잠재적 용의자들에 대한 조사 외에도 신장 지역 휴대전화가 베이징으로 들어오면 자동으로 감청을 시작하고 베이징에 오는 신장 호적 사람들을 더욱 엄격하게 규제하고 관리하는 등의 조치가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구르족 사회는 톈안먼 테러사건이 위구르 독립운동 단체인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ETIM)의 소행이라고 단정한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ETIM의 세력이 최근 크게 약화한 만큼 신장에서 멀리 떨어진 베이징에서이런 사건을 저지를 만한 역량이 안 된다는 것이다.

한 위구르족 학자는 “ETIM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아프가니스탄전 개입 이후 세력이 크게 약해졌다”며 “남부 신장 지역의 일부 위구르인, 특히 가난한 사람들 사이에서 정신적인 영향력이 있을지 몰라도 오늘날 영향력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