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 여파로 경기민감주의 수익성 둔화 우려가 재차 불거졌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폭이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경기민감주의 투자 매력이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28일 오전 10시5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78포인트(0.09%) 오른 2036.17을 기록 중이다. 업종별로는 화학(-1.34%), 철강금속(-0.97%) 등 일부 경기민감업종이 두드러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수출 경기 하락과 국내 증시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재발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주요 수출업종인 정보기술(IT)과 자동차는 해외생산 비중 증가, 비용 통제 효과, 원재료 수입 헤지 효과 등으로 환 민감도가 축소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아울러 과거 무역수지 흑자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원화 강세가 코스피지수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가 수출주 수익성 부진 우려를 야기할 수 있지만 현재 외환시장은 원화 강세보다는 달러 약세로 규정할 수 있다"며 "원화 강세가 수출산업의 이익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가격경쟁력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3분기 한국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등 한국의 경기 회복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의 주도주 부상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우리투자증권 역시 환율 변수 보다는 경기민감업종의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에 초점을 맞출 것을 주문했다.

자동차 관련주들의 경우 환율에 대한 내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해외생산 비중이 높아졌고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 수요 호조 지속, 신차 효과 등이 부각될 수 있어 긍정적이란 평가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말 미국 양적완화 축소 재부각, 경상수지 흑자폭 감소, 정부개입 등을 감안할 때 원·달러 환율은 1050원 수준에서 마지노선을 형성할 전망"이라며 "경기민감주에 대한 시각 조정을 빠르게 가져갈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대신증권은 경기민감주에 속하는 소재·산업재 업종의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당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글로벌 증시의 조정 과정에서 소재·산업재의 매력도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7월 말 이후 수익률이 상위권 속한 통신서비스, 금융, IT업종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는데 소재, 산업재는 여전히 수익률 상위권에 속해 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하락세로 돌아섰다.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0.60원(0.06%) 떨어진 1061.2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주 1055원대(1055.80원)까지 밀린 후 다소 올랐지만 1060원대 초반에서 머무르는 모습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