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이 28일 저녁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신경영 20주년 기념 만찬에서 부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함께 신경영의 성과와 의미를 조명한 국내외 출간 도서를 둘러보고 있다. 삼성 제공
이건희 삼성 회장이 28일 저녁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신경영 20주년 기념 만찬에서 부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함께 신경영의 성과와 의미를 조명한 국내외 출간 도서를 둘러보고 있다. 삼성 제공
이건희 삼성 회장이 다시금 ‘위기 의식’과 ‘창조 경영’을 강조했다. 최고 성과를 냈다고 자만하지 말고 다시 한 번 비상할 수 있도록 도전과 혁신으로 재무장해달라고 그룹 경영진에 주문했다.

이 회장은 28일 저녁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신경영 20주년 만찬에서 이 같은 내용을 영상 메시지에 담아 전달했다.

그는 “우리는 초일류기업이 되겠다는 원대한 꿈을 품고 한 길로 달려왔고 ‘양’ 위주의 사고와 행동 방식을 ‘질’ 중심으로 바꾸면서 경쟁력을 키워 창업 이래 최대 성과를 이루고 있다”고 지난 20년을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 자만하지 말고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해 실패가 두렵지 않은 도전과 혁신, 자율과 창의가 살아 숨쉬는 창조경영을 완성할 것”을 당부했다.

갤럭시기어 찬 이서현 부사장 신경영 20주년 만찬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이 부사장은 갤럭
시기어를 차고 있다. 연합뉴스
갤럭시기어 찬 이서현 부사장 신경영 20주년 만찬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이 부사장은 갤럭 시기어를 차고 있다. 연합뉴스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우리가 이룬 큰 성과만큼이나 사회적 기대와 책임도 한층 무거워졌다”며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역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어떠한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영원한 초일류기업을 향한 새로운 첫발을 내딛고 다시 한 번 힘차게 나아가자”고 독려했다.

이 회장은 지난 6월7일 신경영 20주년 기념 메시지를 통해서도 “1등의 위기, 자만의 위기와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회장은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꾸라”며 신경영을 선언했다.

신경영 20주년 만찬엔 이 회장의 부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자녀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기획 부사장 외에 삼성그룹 사장단과 부사장단, 협력사 대표 등 350여명이 참석했다.

삼성은 당초 8월16일 만찬 일정을 잡았지만 이 회장이 폐렴 증세로 입원하면서 일정이 연기됐다.

만찬장 로비엔 27개 계열사가 제작한 30개의 신경영 상징 조형물이 비치됐다. 조일훈 한국경제신문 경제부장이 쓴 ‘이건희 개혁 20년, 또 다른 도전’ 등 신경영을 조명한 38권의 도서도 전시됐다.

'신경영 원년' 1993년산 와인 들고…이건희 회장, 다시 위기를 말하다
만찬 와인도 눈길을 끌었다. 신경영 20주년을 기념해 1993년산 와인이 테이블에 올랐다. 식전주로는 ‘모엣샹동 그랑 빈티지 1993’(사진)이라는 스파클링 와인이, 전채요리엔 화이트 와인인 ‘발트하사 레스 하텐하이머 슈첸하우스 리즐링 카비넷 1993’이 각각 준비됐다.

또 레드 와인인 ‘샤토 드 보카스텔 샤도네프 디 파프 2009’가 본요리와 함께 나왔다. 와인은 이 회장이 직접 고른 것으로 알려졌다. 가수 조용필과 바다가 초대받아 축하공연을 했다. 올 1월 이 회장의 72번째 생일 만찬 땐 가수 씨스타가 초청됐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