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신사임당株
주가에서 숫자는 종종 심리적 지지·돌파선 역할을 한다. 주가가 상승하면서 지폐 도안의 초상에서 유래한 신사임당주(5만원대 주식), 세종대왕주(1만원대 주식), 수표주(10만원대 주식)에 합류했거나 도전하는 종목들이 등장했다.

‘신사임당株’ 은행·조선주 주목

28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500개 종목의 6개월 평균주가와 현 주가, 목표주가 평균을 비교해본 결과 주가 5만원 선을 넘겼거나 도전 중인 ‘예비’ 신(新) 신사임당주들이 드러났다.

화장품 업체 코스맥스의 선전이 돋보인다. 6개월 평균주가가 4만8589원이었던 코스맥스는 지주사 전환을 공시한 뒤 주가가 상승, 이날 5만800원에 마감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맥스의 목표주가 평균은 5만8808원이다. 손효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사 전환 뒤 신설회사에서 화장품 사업에 주력해 해외 성장성이 높아질 전망”이라며 “홈쇼핑 판매 등에 힘입어 3분기 실적도 양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은행주도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신한지주의 6개월 평균주가는 4만716원이었으나 이날 4만6900원으로 마감하며 5만원 선 돌파 여부가 관심사다. 신한지주의 목표주가 평균은 4만9874원이다. 이날 4만100원으로 마치며 6개월 평균주가(3만6075원)보다 11.15% 상승한 하나금융지주의 목표주가 평균도 5만원에 근접했다.

대형 조선주들도 5만원 선에 가까워졌다. 지난 25일 시장 추정보다 낮은 실적을 발표한 삼성중공업은 이날 3만9750원에 마감하며 조정을 받았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7일 4만5550원에 마감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4만3950원으로 마감한 두산중공업의 목표주가 평균은 5만7179원이다.

최광식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까지 조선주 실적은 좋지 않고, 주가에 변곡점이 될 수는 있다”며 “그러나 2015년 하반기 이후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가 있기 때문에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석유·난방공사 수표주 자리 되찾나

주가가 수표 액면가인 10만원 선에 근접해가는 종목으로는 금호석유화학, 지역난방공사, 대림산업이 있다. 6개월 평균주가가 9만3901원이었던 금호석유는 타이어 수요 증가에 따른 합성고무 수요 반등 기대에 힘입어 이날 10만5000원에 마감했다. 올 상반기 주가가 10만원대를 넘겼다가 8만~9만원대까지 밀렸던 지역난방공사는 배당 매력이 부각돼 이날 9만8200원으로 장을 마치며 수표주로서 위상 회복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22일 종가 기준 52주 신고가(10만8500원)를 경신한 대림산업은 건설부문 수주 둔화 우려에도 유화부문 기대로 주가가 10만원 선을 오가고 있다.

또 다른 예비 수표주로는 현대하이스코와의 합병 기대를 받고 있는 현대제철과 패션 부문을 매각한 제일모직이 있다.

1만원 선을 돌파한 신(新) 세종대왕주도 등장했다. 5만원 선 돌파에 도전 중인 한샘과 함께 가구업계 대표주자인 리바트는 6개월 평균 주가가 7991원이었으나 이날 1만800원에 마감하며 1만원 선에 안착했다. 6개월 평균주가가 8447원이었던 두산엔진과 9977원이었던 웅진케미칼은 1만원 선을 사이에 두고 등락하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